[기자수첩]제네시스가 진정한 ‘명품’이 되려면

오규민 2023. 10. 2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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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정의선 당시 현대차 부회장은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를 독립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사고 처리용 견인차의 경우 가까운 현대차 매장이 있어도 다른 회사라며 제네시스 매장에서만 보내줘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을 정도다.

소비자들은 제네시스를 다른 현대차와 같은 전시장에서 구매한다.

제네시스가 미국에서 하듯 렉서스 차주들은 도요타와 다른 정비 서비스를 받고 다른 전시장에서 구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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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뼈대부터 온전히 다시 세우겠습니다. 기존처럼 소재에 차를 맞추는 대신 차를 위한 소재를 만들고 설계부터 다시 하겠습니다”

2015년 11월 정의선 당시 현대차 부회장은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를 독립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도요타가 만든 렉서스처럼 본사와 분리돼 차원이 다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이야기다.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란 평가다. 미국 충돌 평가에서 가장 높은 안전 등급을 받는다. 자동차 전문지들이 해마다 제네시스를 ‘올해의 차’로 치켜세운다. 지난 8월엔 누적 글로벌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다.

그렇다면 제네시스는 독립 브랜드일까. 제네시스를 움직이는 곳은 현대차 내 4실 7팀 체제의 제네시스 전담 사업부다. 말하자면 현대차 내부 조직이다. 해외에선 제네시스는 독립 브랜드처럼 운영된다. 미국·캐나다·유럽·중국·중동·호주 등 6개 국가에 제네시스 법인이 있다.

미국 내 제네시스 전용 전시장은 25개다. 서비스 센터도 현대차와 따로 운영한다. 사고 처리용 견인차의 경우 가까운 현대차 매장이 있어도 다른 회사라며 제네시스 매장에서만 보내줘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을 정도다. 브랜드 첫 복합문화공간 뉴욕 제네시스 하우스는 한식당과 한국 전통차를 맛볼 수 있는 등 한국문화와 제네시스 브랜드를 함께 느낄 수 있어 호응이 좋다.

국내에선 어떨까. 전용 전시장은 현재 4개, 서비스센터는 1곳뿐이다. 독립 법인도 없다. 소비자들은 제네시스를 다른 현대차와 같은 전시장에서 구매한다. 정비도 블루링크에서 함께 받는다. 제네시스 누적 판매량 100만 대 중 69만여대가 한국에서 팔렸다. 반대로 렉서스는 국내에 전시장을 29개, 서비스 센터는 33개 마련했다. 제네시스가 미국에서 하듯 렉서스 차주들은 도요타와 다른 정비 서비스를 받고 다른 전시장에서 구매한다.

이제 제네시스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지금 제네시스는 해외에서 제네시스 그 자체다. 하지만 한국에선 현대차의 제네시스다. 프리미엄 브랜드다운 고객 경험을 국내외 가리지 않고 소비자에게 선사해야 한다. 같은 차를 샀는데 해외에선 프리미엄 서비스를, 한국 고객에겐 기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더 많은 물고기를 잡는 노력과 함께 다 잡은 물고기도 관리해야 할 때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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