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편성 기본, 요일 변경까지…시청률 경쟁에 뒷전 되는 시청자 약속 [D:방송 뷰]

장수정 2023. 10. 24. 14:0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90분 또는 100분 확대 편성으로 방송 시작 시간을 바꾸는가 하면, 당초 토일드라마로 방송을 시작한 드라마가 일월드라마로 요일을 변경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당초 금, 토요일 오후 10시 방송되는 작품인데, 100분으로 확대 편성해 방송 시간을 앞당긴 것이다.

그럼에도 방송 중간 뜬금없는 확대 편성으로 맞대결을 성사시킨 '7인의 탈출'은 물론, 지나치게 긴 러닝타임으로 방송 시작 시간을 매번 '연인'을 '유연한 선택'이라고만 평가하긴 힘들어 보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90분 또는 100분 확대 편성으로 방송 시작 시간을 바꾸는가 하면, 당초 토일드라마로 방송을 시작한 드라마가 일월드라마로 요일을 변경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시청률 경쟁에 편성의 유연함이 선을 넘으면서, 결국 혼란을 느끼는 것은 시청자들이다.

SBS 금토드라마 ‘7인의 탈출’ 측은 지난 14일 방송된 8회를 오후 9시 40분부터 11시 20분까지 방송했다. 당초 금, 토요일 오후 10시 방송되는 작품인데, 100분으로 확대 편성해 방송 시간을 앞당긴 것이다.

이로써 ‘7인의 탈출’은 이날 파트2로 돌아온 MBC 금토드라마 ‘연인’과 같은 시간 방송을 시작하며 정면 대결을 펼쳤다. ‘연인’ 또한 이날 90분 확대 편성을 통해 방송이 시작되는 시간을 10분 앞당겨 9시 40분 방송이 됐었다. 이후에도 12회 90분, 14회 100분으로 긴 러닝타임을 선보였다.

당초 토일드라마로 시작했던 ENA의 ‘악인전기’는 2회 만에 일월드라마로 편성을 변경했다. ENA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다양한 시청 패턴을 고려했다”며 “한 주 끝과 시작을 함께 하는 의미의 ‘일월극’을 시도, 시청자 마음을 사로잡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에는 시청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최근 다수의 방송사들이 월화, 수목 등 평일 드라마를 점차 폐지하고 있으며, 이에 금토 또는 토일로 작품들이 쏠리고 있다. 대작 또는 기대작들이 몰리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이에 시청자 파이를 확대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없진 않았지만, 결국 ‘시청률 나눠먹기’로 흐름이 이어지면서 얄팍한 시도들이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TV 드라마에만 잣대가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반박하기도 한다. 이미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서는 회차, 러닝타임을 작품에 맞게 유연하게 가지고 가면서 완성도를 높이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

TV 드라마들 또한 금토드라마 신설하거나 평일 9시 드라마 시대를 열고, 주 1회 편성을 시도하는 등 기존의 관행들을 깨며 시청자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 분투 중이다. 이미 OTT 작품들과의 대등한 경쟁이 힘든 상황에서 TV 드라마에도 약간의 유연함을 허용할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방송 중간 뜬금없는 확대 편성으로 맞대결을 성사시킨 ‘7인의 탈출’은 물론, 지나치게 긴 러닝타임으로 방송 시작 시간을 매번 ‘연인’을 ‘유연한 선택’이라고만 평가하긴 힘들어 보인다. 결국 새 시도의 이유를 납득시키지 못하면서 ‘노골적인 시청률 경쟁’이라는 비판도 받게 됐다.

과거에도 반복한 문제였다. 과거 60분 내외였던 드라마들이 좀 더 유리한 시청률을 위해 러닝타임을 점차 늘리기 시작하면서 지금처럼 90분, 100분 회차까지도 탄생했었고, 이에 2012년 지상파 3사가 72분을 넘기지 않는 것으로 합의를 한 적도 있었다. 러닝타임을 늘리기 위해 추가적으로 투입되는 비용 또는 시간을 고려했을 때, 경쟁이 마냥 심화되는 것은 우려가 된다는 이유였다. 방송사들이 ‘어려운 사정’을 이유로 드라마의 숫자를 줄이는 지금의 상황과도 맞지 않는 선택이다.

무엇보다 편성은 시청자들과의 약속이다. 이 약속을 사소하게라도 지키지 않을 때는 이를 충분히 납득시킬만한 근거가 필요하다. 한 방송 관계자는 “특별히 그 회차에 편집할 수 없는 서사가 있어 특별편성을 하는 작품들도 많아졌다. TV 프로그램들에도 지금보다는 자유가 더 필요해 보인다”면서도 “다만 그것이 곧 TV 드라마의 특징이자 장점이기도 하다. 무분별한 시도는 오히려 시청자들의 불편함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