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아이폰도 통녹된다? 갤럭시 통녹과 다른 점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정책 상, 여태까지 아이폰 사용자가 통화를 녹음하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미국의 일부 주에서 통화 녹음을 불법으로 규정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녹음 파일이 필요한 아이폰 사용자들은 스피커폰으로 통화하며 이를 녹음하거나, 전용 녹음 하드웨어를 가지고 다니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통화 녹음 때문에 삼성 갤럭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죠.

24일부터는 아이폰 사용자들도 국내에서 통화 녹음을 할 수 있다는 소식입니다.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인 에이닷을 사용할 경우에만 그렇습니다. '통화 녹음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 두고 보면 간단하지만, 여러 쟁점들이 있습니다. 에이닷의 핵심 기능은 통화 내용을 녹음하며, 그 내용 맥락을 분석해 유형을 나누고 요약본을 제공한다는 것인데요. 이는 에이닷 사용자에 한해 안드로이드 휴대전화에도 적용되는 기능입니다.

갤럭시 통화 녹음과의 가장 큰 차이는 서드파티 앱의 필요 여부입니다. 갤럭시는 에이닷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통화 녹음 파일 원본이 휴대전화 자체에 저장됩니다. 반면 아이폰에서는 에이닷 앱을 설치해야 하고, 에이닷의 통화 요약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통화 내용 속 모든 정보는 수집돼 서버에 올라갑니다. AI 학습에도 활용되겠죠? 이와 관련 SKT는 통화 내용이 암호화된 상태로 서버에 업로드되며, 요약본을 사용자에게 제공한 후 바로 삭제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용자의 단말에는 앱 데이터 형태로 저장되고 1년이 지나면 자동 삭제되고요. 다만 통화 시 상대방에게 통화 내용 녹음을 '수집'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기능은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하네요.

아이폰의 에이닷 통화 녹음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에이닷의 'A. 전화'로 통화한 후 통화가 종료되면 녹음 파일이 생성됩니다. 이 녹음 파일은 STT 변환을 통해 채팅 형태로 제공됩니다. 여기서 전체 통화 내용에 대해 AI를 활용해 통화 전체의 주제에 해당하는 한 줄 요약, 통화 문단별 상세 요약, 통화별 대표 태그, 통화 중 언급된 일정 및 전화번호와 계좌번호 등 패턴에 대한 AI 제안 등이 생성됩니다.

사용자의 성향에 따라 약간 찝찝한 구석이 존재할 수 있지만, 이전에 아이폰 사용자들이 통화 녹음을 위해 했던 노력을 생각하면 일련의 과정들이 매우 간편해졌습니다. 다만 에이닷을 통해 제공된 통화 녹음 파일이 법적 효력을 갖게 될지는 따져 봐야 할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