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GDP 독일에 밀려 4위 추락 보인다 "곧 인도에도 밀릴 듯"
한때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었던 일본이 올해 4위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23일 국제통화기금(IMF) 발표를 인용해 올해 일본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독일에 역전돼 세계 4위로 한 계단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고도 성장기였던 1968년 당시 주요 경제지표였던 국민총생산(GNP) 기준 서독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2010년 중국에 밀린 후 3위에 머물러왔다. 2022년 IMF 통계 기준 GDP 4위는 독일, 5위는 인도고, 영국·프랑스·캐나다·러시아·이탈리아가 뒤를 잇고 있다. 한국은 13위다.
IMF 예측에 따르면 올해 일본의 명목 GDP는 지난해보다 0.2% 감소한 4조2308억 달러(약 5693조원)로 예상된다. 한편 독일의 명목 GDP는 작년보다 8.4% 증가해 4조4298억 달러(약 5961조원)로 일본을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가장 큰 이유는 기록적인 엔저(엔화 가치 하락)이다. 일본은 올해 2분기 실질 GDP가 전 분기보다 1.2% 증가하는 등 경제 지표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계속되는 엔저로 인해 달러화를 기반으로 하는 명목 GDP는 감소하는 결과가 나왔다. 또 명목 GDP에는 물가 변동이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일본보다 높은 독일의 물가상승률이 GDP에 반영됐다고 일본 언론들은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평균 131엔대 중반이었으나, 현재는 달러당 150엔에 육박하고 있다. 반면 달러당 유로 시세는 엔 시세만큼의 변동은 없었다.
인구 감소와 급속한 고령화로 일본의 1인당 노동생산성이 낮아지면서 곧 경제 규모에서 인도에 밀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교도통신은 "IMF 예측으로는 세계 1위 인구 대국이 된 인도가 2026년에는 경제 규모 4위 국가로 올라서고, 일본은 5위로 떨어질 것"이라면서 "경제 규모는 국제적인 발언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GDP 순위가 역전되면 일본의 존재감이 한층 저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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