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조화로 똘똘 뭉쳐 2연승…NC의 진격엔 이유가 있다 [준PO]

유준상 기자 2023. 10. 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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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NC 다이노스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이대로라면 시리즈가 예상보다 일찍 마무리될지도 모른다.

NC는 2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SSG 랜더스를 7-3으로 꺾고 시리즈 전적 2승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인천 원정에서 2연승을 달린 NC는 남은 시리즈에서 1승만 추가하면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차지한다. 3연승을 해야만 플레이오프로 향할 수 있는 SSG에 비하면 부담이 크지 않다.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두 팀의 콘셉트는 확실히 달랐다. 경험이 많은 SSG는 베테랑 선수들이 팀을 이끄는 반면 NC는 몇몇 베테랑 선수들이 중심을 잡아주면서도 젊은 선수들이 대거 엔트리에 포진됐다. '신구조화'의 힘이 단기전에서 나타났으면 하는 게 NC의 생각이었다.

2차전 라인업만 봐도 그 차이가 보인다. SSG는 리드오프 추신수부터 9번타자 김민식까지 9명의 타자 중에서 30대 타자가 8명에 달했고, 20대 타자는 '1998년생' 박성한이 유일했다.

비교적 나이가 많은 선수들이 상위타선을 책임진 NC의 경우 20대 타자가 라인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절반 이상이었다. 4번타자 제이슨 마틴부터 6번타자 서호철, 7번타자 김형준, 8번타자 오영수, 9번타자 김주원까지 전부 20대다.

여기에 2차전에서 마운드에 오른 투수들도 대부분 젊은 편에 속한다. 경기에 출전한 6명의 투수 중에서 이재학과 이용찬을 제외하면 선발 송명기, 두 번째 투수 최성영, 네 번째 투수 김영규와 다섯 번째 투수 류진욱의 연령대는 20대다. 김광현과 문승원 등 베테랑에게 의존한 SSG의 마운드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그 덕분일까, 올가을 NC는 매 경기 새로운 '가을 영웅'의 탄생으로 모두를 놀라게 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경기를 빛낸 주인공이 모두 달랐다.

그렇다고 해서 어느 순간 갑자기 젊은 선수들이 팀의 주역으로 거듭난 건 아니다. '준비된' 가을 진격이었다.

NC는 시즌 내내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출전 기회를 부여했다.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한 2021년과 지난해를 돌아보더라도 새로운 얼굴이 대거 등장하면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 박건우와 손아섭 등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젊은 선수들을 이끌어 주는 것도 팀에 큰 힘이 됐다. 그렇게 신구조화로 뭉친 NC는 올해 정규시즌 4위라는 값진 결과물을 만들었고, 준플레이오프 1차전과 2차전에서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2연승을 달렸다.

팀 외부는 물론이고 내부에서도 '달라진 NC'를 체감한다. 강인권 NC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베테랑들이 긍정적이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드는 것에 대해) 젊은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고참 선수들이 경험이 많지 않나"라며 "젊은 선수들이 부담을 갖는 건 사실이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 고참 선수들이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어 주는 것 같다. 분위기를 그렇게 만들어 줌으로써 젊은 선수들이 자기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그중에서도 NC가 가장 반가워하는 건 역시나 포수 김형준의 활약이다. 4년간 주전 포수 역할을 수행한 양의지(두산)가 지난 시즌 이후 FA(자유계약)로 팀을 떠난 뒤 박세혁이 새롭게 합류했지만, 여전히 NC는 안방 고민을 안고 있었다. 그러나 9월 이후 존재감을 나타낸 김형준의 활약에 말끔히 고민을 해결했다. 눈도장을 찍은 김형준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승선하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강인권 감독은 "큰 경기를 통해서 타자를 읽는 눈이 좀 높아진 것 같고, 게임 전체보다도 타자의 성향에 따라서 볼 배합을 하는 부분을 볼 수 있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좀 눈이 떠진 것 같다고 보인다"고 김형준의 발전을 높이 평가했다.

'베테랑 외야수' 손아섭도 후배들의 활약이 뿌듯하기만 하다. 이날 경기 전 손아섭은 "포스트시즌이라고 해서 따로 미팅하거나 결의를 다지면 오히려 더 부담된다. 최고참인 내가 아무렇지 않게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야 후배들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싶다"며 "우리 팀이 10개 팀 중에서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팀이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이) 전쟁 같다고 느끼게 하면 더 부담될 것으로 생각해서 편하게, 재밌게 했으면 좋겠다. 사실 그 친구들에게는 (지금이)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이다"고 후배들을 격려했다.

한 번 흐름을 타는 팀이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게 단기전이고, 그걸 느껴본 선수들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선수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중이다. '디펜딩챔피언'도 떨게 만드는 힘, 올가을 NC의 가장 큰 무기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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