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치솟자 조달비용 급등…美 중소형 은행 3분기 '어닝 쇼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중소형 은행들의 올해 3분기 이익이 크게 줄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주요 중소형 은행들의 올해 3분기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 비율로 감소했다.
WSJ에 따르면 주요 지역은행들의 평균 예금금리는 지난해 3분기 0% 수준에서 올해 3분기 2% 이상으로 상승했다.
그런데 중소형 은행들은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게 되자, 예금금리를 빠르게 올렸고 이로 인해 실적이 감소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소형銀 예금금리, 지난해 0%→올해 2%
조달비용 상승에 예금이자 지급 3배 늘어
미국 중소형 은행들의 올해 3분기 이익이 크게 줄었다. 금리인상기에는 수익이 늘어야 하는데 자금조달 비용 증가와 저금리 시점 매입한 채권 가치 하락 여파로 인해 어닝 쇼크를 맞게 됐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주요 중소형 은행들의 올해 3분기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 비율로 감소했다. 키코프는 1년 전보다 이익이 44% 쪼그라들었고, 시티즌스 파이낸셜과 트러이스트 파이낸셜은 같은 기간 각각 32%, 28% 줄었다.
예금 유치에 예상보다 많은 비용이 투입된 영향이 컸다. WSJ에 따르면 주요 지역은행들의 평균 예금금리는 지난해 3분기 0% 수준에서 올해 3분기 2% 이상으로 상승했다. 일부 은행은 예금으로 필요 자금을 모두 조달하기가 여의치 않자 제 3자 중개를 통해 예금을 유치하거나 연방준비제도(Fed)로부터 자금을 조달했다. 통상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이로 인해 US 뱅크, PNC, 트러이스트, 키코프 등 은행의 경우 이자 지급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대략 300%나 불어났다.
금리상승기 예대마진 확대로 이익이 증가하는 일반적인 흐름과는 정반대 결과다. 은행들은 통상 금리인상기 대출금리를 예금금리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올리며 예대마진을 확대한다. 그런데 중소형 은행들은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게 되자, 예금금리를 빠르게 올렸고 이로 인해 실적이 감소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해 3월 0~0.25%였던 기준금리를 11차례 인상해 5.25~5.5%까지 전례없는 속도로 끌어올렸다.
채권 등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퍼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Fed의 고금리 장기화 예고에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최근 5%를 돌파하는 등 8월부터 급속히 오르자 투자자들도 예금보다는 수익률이 높은 채권이나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3월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의 여진이 아직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소형 은행들은 어닝 쇼크를 방어하기 위해 몸집 줄이기에 나선 상황이다. 키코프는 직원 수천명을 해고하겠다고 밝혔고 트러이스트는 학자금 대출 자산을 매각한 데 이어 여타 저수익 자산 규모도 줄인다는 방침을 내놨다. 시티즌스는 자동차 대출 사업을 중단하고,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사업도 계속 축소한다.
이 같은 자구 노력에도 중소형 은행을 둘러싼 여건이 악화되면서 일부는 인수합병(M&A) 수순으로 내몰렸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성사된 은행 M&A 거래는 총 34건으로 집계됐다. 거래 규모는 30억달러에 이른다. 올해 1, 2분기 성사된 은행 M&A 거래 규모인 6억3000만달러의 5배에 가깝다.
시장에서는 고금리 장기화와 미 경기 둔화에 따라 대출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특히 중소형 은행들은 미 금융권의 부실 뇌관으로 여겨지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대한 노출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제 2의 SVB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릴 바이블 M&T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금리인상의 경제적 여파가 아직 완전히 현실화되지 않았다"면서 "더 많은 스트레스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어떻게 담뱃갑에서 뱀이 쏟아져?"…동물밀수에 한국도 무방비 - 아시아경제
- 100명에 알렸는데 달랑 5명 참석…결혼식하다 인생 되돌아본 부부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한 달에 150 줄게"…딸뻘 편의점 알바에 치근덕댄 중년남 - 아시아경제
- "황정음처럼 헤어지면 큰일"…이혼전문 변호사 뜯어 말리는 이유 - 아시아경제
- "언니들 이러려고 돈 벌었다"…동덕여대 졸업생들, 트럭 시위 동참 - 아시아경제
- "무료나눔 옷장 가져간다던 커플, 다 부수고 주차장에 버리고 가"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