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갖췄다던 신탁 정비사업…'어설픈' 사업 진행에 잡음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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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 방식으로 진행되는 일부 정비사업장에서 시행사업자의 어설픈 운영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차례 시공사 선정에 나섰으나 무산된 여의도 한양아파트를 비롯해, 사업시행계획 신청을 위한 소유주 전체회의가 부결된 영등포 신길우성2차·우창아파트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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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 방식으로 진행되는 일부 정비사업장에서 시행사업자의 어설픈 운영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차례 시공사 선정에 나섰으나 무산된 여의도 한양아파트를 비롯해, 사업시행계획 신청을 위한 소유주 전체회의가 부결된 영등포 신길우성2차·우창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이들 아파트 소유주 상당수는 시행사업자가 기대만큼의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하는 한편, 일각에서는 더 늦기 전에 조합 방식으로 사업을 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실정이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탁 방식을 선택한 여의도 한양아파트와 신길우성2차·우창아파트 등 신탁 방식을 선택한 일부 단지들이 기대와 달리 사업이 지연되거나 신탁사와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소유주 사이에서는 신탁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번지고 있다.
먼저 표면에 드러난 곳은 신길우성2차·우창아파트다. 이 단지는 2020년 7월 정비구역 지정된 직후 같은 해 9월 사업시행자(한국자산신탁)를 2022년 5월에는 시공사(대우건설)를 선정하는 등 순항하는 듯했다.
하지만 사업시행자와 대우건설이 작성한 가계약서 초안이 공개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사업시행자인 한국자산신탁이 소유주들 의견 수렴 없이 설계안, 시공 계약 등의 가계약을 진행한 것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됐다. 또 가계약서에서 시공사 대표 이름 및 계약 조항 순번 오기 등 다수의 오타가 발견되면서 신뢰도가 하락했다. 현재 신길우성2차·우창아파트는 좀처럼 사업에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사업시행계획(안) 신청을 위한 소유주 전체회의가 개최됐지만, 성원부족(토지등소유자의 37.5% 참석)으로 무산됐다.
최근 시공사 선정 절차를 중단한 여의도 한양아파트도 시끄럽다. 사업시행자인 KB부동산신탁이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했다는 이유에서다.
KB부동산신탁은 지난 7월 ‘특정 업체 밀어주기’ 논란으로 시공사 선정이 무산됐으며, 이번에는 정비계획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공사를 선정하려다 서울시로부터 제재받았다.
이에 일부 소유주들은 사업시행자의 전문성 미비를 이유로 신탁방식을 재검토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비업계에서는 이들 정비사업장의 신탁방식이 사업시행자 교체 또는 조합 방식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그동안 제대로 된 신탁 계약서·시행규정 표준안이 마련되지 않았던 탓에 소유주들은 계약을 맺은 신탁사와 문제가 발생해도 계약 해지가 어려운 구조였지만, 최근 국토교통부가 신탁 계약서·시행규정 표준안을 마련하면서 그 가능성이 열렸다.
발표된 신탁 계약서·시행규정 표준안에 따르면 신탁 계약을 체결한 주민 전체가 계약을 해지하지 않더라도 신탁사가 계약 후 2년 내 사업시행자로 지정되지 못하거나, 주민 4분의 3 이상이 찬성할 경우 신탁 계약을 일괄 해지할 수 있도록 했다.
차완용 기자 yongch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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