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2승 1홀드' 김영규, NC 마운드 '숨은 MVP'
[양형석 기자]
▲ 7-3 승리한 NC 23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 준플레이오프 2차전 NC 다이노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에서 7-3으로 승리한 NC 선수들이 자축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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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가 적지에서 2승을 챙기며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1승만 남겨두게 됐다.
강인권 감독이 이끄는 NC 다이노스는 23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9안타를 터트리며 7-3으로 승리했다. SSG의 안방에서 2승을 챙기고 기분 좋게 창원으로 내려가게 된 NC는 남은 3, 4, 5차전 중 한 경기만 승리하면 kt 위즈가 기다리는 수원행 티켓을 딸 수 있다. NC는 25일 3차전 선발로 좌완 외국인 투수 태너 털리가 등판할 예정이다.
NC는 선발 송명기가 3이닝 2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부진했지만 4회부터 등판한 5명의 불펜투수가 6이닝을 1실점으로 막으며 승리를 지켰다. 타선에서는 1회 적시 2루타를 때린 제이슨 마틴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박건우가 3안타 2타점, 김형준이 8회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그리고 올해 NC의 가을야구에서 조용히 빛나고 있는 선수는 NC가 치른 가을야구 3경기에 모두 등판해 2승 1홀드를 챙기고 있는 좌완 김영규다.
선발로 활약하다 불펜에서 적성 찾은 투수들
'대투수' 양현종(KIA 타이거즈)처럼 커리어 전체를 선발로 보내는 투수가 있는 반면에 '끝판왕'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처럼 루키시즌부터 불혹의 나이까지 마무리로 활약하는 투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선수들이 프로 입단 후 짧게는 1, 2년에서 길게는 수 년 동안 자신에게 맞는 보직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리고 커리어 초기 선발투수로 활약하던 선수들 중에는 불펜투수로 변신해 뒤늦게 '적성'을 발견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2020년 홀드왕에 빛나는 kt 위즈의 주권이다. 2016년 데뷔 첫 선발승을 완봉승으로 장식하며 선발 유망주로 주목 받았던 주권은 2018년까지 선발과 불펜을 오갔지만 3년 동안 14승 23패로 잠재력을 폭발하지 못했다. 하지만 2019년부터 전문 불펜투수로 변신한 주권은 2019년 25홀드에 이어 2020년 31홀드로 홀드왕에 등극했다. 올해는 다소 부진했지만 통산 110홀드의 주권은 어느덧 KBO리그를 대표하는 불펜투수로 성장했다.
2012년 한화 이글스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해 2014년 12월 FA 송은범(LG트윈스)의 보상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은 사이드암 임기영도 2022년까지는 주로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2017년 8승, 2020년 9승 이후 좀처럼 알을 깨고 나오지 못하던 임기영은 올해 불펜투수로 변신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올해 64경기에서 82이닝을 소화한 임기영은 4승 4패 3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2.96의 성적으로 최지민, 전상현과 KIA불펜의 트로이카로 활약했다.
2020년부터 롯데 자이언츠의 뒷문을 지키고 있는 김원중도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 붙박이 선발투수로 활약한 바 있다. 하지만 김원중은 선발로 활약하던 3년 동안 5점대 중반을 훌쩍 상회하는 평균자책점에 그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2020년 손승락(KIA 2군 감독)의 은퇴로 공석이 된 마무리 자리를 차지했다. 마무리로 활약한 최근 4년 동안 107개의 세이브를 수확한 김원중은 올해 데뷔 후 처음으로 2점대 평균자책점(2.97)을 기록했다.
올 시즌 후반기에 기복을 보이며 마무리 자리를 정철원에게 내줬지만 두산 베어스의 홍건희 역시 불펜 투수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투수 중 한 명이다. 2011년 KIA에 입단한 홍건희는 KIA에서 활약한 9년 동안 선발로 33번 등판해 단 4승을 따내는 데 그쳤다. 하지만 홍건희는 두산 이적 후 전문 불펜투수로 변신해 3년 반 동안 12승 44세이브 39홀드를 기록하며 두산 불펜의 핵심자원으로 활약했다.
▲ 역투하는 김영규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NC다이노스와 SSG랜더스의 2차전 경기. 7회말 교체 투입된 김영규가 역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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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고를 졸업하고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8라운드(전체 79순위)로 NC의 지명을 받은 김영규는 지명순위가 말해주듯 전국적으로 크게 주목 받는 선수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NC는 좋은 하드웨어(188cm 86kg)와 안정적인 투구폼을 가진 김영규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리고 김영규는 2019년 9월 27일 LG와의 경기에서 9이닝 8탈삼진 완봉승을 따내며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구창모와 함께 NC의 좌완 원투펀치로 성장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영규는 NC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20년 20경기에서 2승을 따내는 데 그쳤다. 선발과 불펜을 오간 2021년에도 5승 3패 6홀드 5.37로 눈에 띄는 성장속도를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김영규는 전문 불펜투수로 활약한 2022년 시즌 72경기에 등판해 2승 7패 1세이브 13홀드 3.41의 준수한 성적을 올리면서 불펜투수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연봉이 1억 4000만 원으로 인상된 김영규는 정규리그 63경기에 등판해 2승 4패 24홀드 3.06의 성적으로 홀드 공동 3위에 오르며 22홀드의 우완 류진욱과 함께 NC불펜의 좌우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특히 좌완투수 중에서는 김재웅(키움 히어로즈, 18홀드)을 크게 앞선 독보적인 홀드 1위를 기록했다. 김영규는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대표팀에 선발돼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병역혜택까지 받았다.
가을야구에서도 김영규의 활약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일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3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긴 김영규는 22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선발 신민혁을 구원해 1.1이닝 퍼펙트 투구로 2경기 연속 승리를 챙겼다. 그리고 23일에 열린 2차전에서는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투구로 가을야구 첫 홀드를 챙기며 NC가 치른 올해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2승 1홀드를 적립했다.
NC는 지난 2020년 한국시리즈에서 지금은 LG 유니폼을 입고 있는 불펜투수 김진성이 6경기에 모두 등판해 6.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NC의 창단 첫 우승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올해 가을야구에서는 김영규가 NC가 치르고 있는 전 경기에 등판해 3.1이닝 무실점으로 2승 1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1승만 남겨놓고 있는 NC 마운드의 '숨은 MVP'가 김영규라는 사실은 NC를 응원하는 팬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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