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카페인음료 먹고 심정지·사망"…美 유족, 업체 고소

"매장에 카페인 함량 및 경고 표시 안 해"

미국의 한 카페 체인점에서 카페인 함량이 높은 음료를 사 마시고 숨진 한 대학생의 유족이 업체를 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의 '파네라 브레드' 매장에서 팔고 있는 '충전(Charged) 레모네이드'. [사진 제공=파네라 브레드]

23일(현지시간) NBC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 재학하던 세라 카츠(당시 21세)는 지난해 9월 10일 필라델피아 '파네라 브레드' 매장에서 '충전(Charged) 레모네이드'란 이름의 음료를 구입해 마셨다. 그런데 몇 시간 만에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

그는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숨졌다. 사인은 'QT연장증후군으로 인한 심장 부정맥'이었다.

QT연장증후군은 심전도상 원인을 알 수 없는 QT 간격(심장의 수축에서 이완까지 걸리는 시간)의 연장이 있어 돌연사 위험이 있는 난치병이다.

카츠는 5살 때 이 증후군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카츠의 유족은 파네라 브레드를 상대로 소송을 내면서 카페인이 QT연장증후군을 비롯해 심장 질환을 앓는 이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도 업체 측이 소비자에게 음료의 카페인 성분에 대해 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카츠 측 변호사는 카츠가 어릴 때부터 해당 질환을 잘 관리해 왔으며 사망 전까지도 '모든 것이 항상 정상이었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카츠는 의사의 권고에 따라 이전까지 에너지 음료를 피해왔으며, 사망 당일 해당 음료의 카페인 함량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 측은 카츠가 먹은 레모네이드에 각성제인 과라나 추출물 등이 들어가 있어 에너지 음료 '레드불'이나 '몬스터에너지'의 캔 2개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카페인이 함유돼 있었는데도 매장 안에는 이를 알리는 내용이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파네라 브레드 웹사이트의 레모네이드 메뉴 안내. 상단에 "다크 로스트 커피 정도의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다"라고 안내 돼 있다. [사진 출처=파네라 브레드 웹사이트 캡처]

파네라 브레드 웹사이트에는 해당 음료가 "다크 로스트 커피 정도의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다"라고 안내돼 있다.

찰스 베룰 워싱턴 어린이 국립병원 생리학자는 "심장 리듬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콜라 한 캔이나 작은 컵의 커피를 매일 마시는 것은 괜찮다"며 "하지만 일부 연구는 카페인과 타우린 등 다른 성분이 함께 함유된 에너지 음료는 더 위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다량의 카페인이 심장 질환 외에도 다른 기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과 임산부, 어린이 등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이 파네라 브레드의 '충전 레모네이드'를 두고 한 고객이 "이 음료에 카페인이 있는지 몰랐다"면서 "고카페인이 함유돼 있으니 주의하라"는 영상을 게시했다. 이는 600만번 이상 공유되는 등 화제가 된 바 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