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포스코…성적표 기대감 '뚝' [이슈N전략]
철강 업황 약세에 리튬 사업 실적 부진 전망
포스코 노조 오는 28일 파업 찬반 투표 진행
최근 부진한 주가 흐름에 목표주가도 내리막
[한국경제TV 김대연 기자]
<앵커> 이번 주 주요 기업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줄줄이 예정돼 있죠. 오늘(24일)은 포스코 계열사들의 성적표가 공개되는데요. 우선 시장 예상치부터 들어볼까요?
<기자> 네, 포스코 그룹 중에서도 코스피 시가총액 10위권에 드는 기업이죠.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19일 올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9조 원과 1조 2천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5.5%와 7.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은 포스코홀딩스뿐만 아니라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퓨처엠, 포스코DX 등 포스코 계열사들의 실적이 모두 공개될 예정인데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지난해보다 3%와 71%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올해 포스코에너지와 합병한 이후 LNG(액화천연가스) 밸류체인 구축과 미얀마 가스전 개발, 호주 세넥스에너지 등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중장기적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포스코홀딩스와 마찬가지로 2차전지 관련주로 묶이는 포스코퓨처엠 실적을 보면요. 최근 리튬 가격이 급락한 영향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 524억 원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시장 평균 전망치(729억 원)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앵커> 포스코 계열사들의 3분기 성적표가 마냥 좋은 상황은 아닌데요. 최근 주가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최근 철강 업황 둔화와 리튬 가격 하락으로 실적 부진이 예상되자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요.
포스코홀딩스부터 살펴보면, 어제는 전 거래일과 동일한 45만 3천 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지난 13일부터 주가가 연이어 파란 불을 켜고 있는데요. 특히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도세가 눈에 띄었는데, 지난주 각각 1,400억 원과 490억 원을 팔아치웠습니다.
반면, 포스코인터내셔널(0.49%)과 포스코퓨처엠(0.50%)은 최근 3~4일간 내림세를 보이다가 전날 가까스로 상승 마감에 성공했는데요. 아무래도 리튬 가격이 내려가면서 주가가 좀처럼 맥을 못추는 모습인데, 2차전지 소재사업은 중장기적 측면에서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SK증권은 "최근 리튬 가격 하락이 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저렴한 리튬 광석에서 탄산 리튬을 추출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가격 마지노선이 2만 달러이고, 지금 이와 근접한 수준까지 가격이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리튬 가격 하락 속도는 느려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포스코가 아직 실적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사상 첫 파업 위기에도 놓였다면서요? 파업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까?
<기자> 포스코가 창사 55년 만에 첫 파업이 단행될지 업계에서도 긴장하고 있는데요. 국가 기간산업인 포스코가 파업으로 인해 멈춘다면, 자동차나 조선, 건설 등 연관 산업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실제 파업 여부는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포스코 노조는 오는 28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노사 합의에 따라 조정 기간이 열흘 늘어났는데, 협의와 투표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사실 파업 리스크 외에도 포스코 그룹엔 여전히 악재가 남아 있는데요. 철강의 주원료인 철광석과 전기료 가격 인상 영향으로 업황 회복이 더딜 경우 실적 반등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사업 자체의 성장성은 높게 평가되는데, 글로벌 경기 침체나 변수가 많은 상황이군요. 향후 증권가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증권가에서는 포스코 그룹이 철강 중심에서 2차전지로 사업 방향을 튼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당장 올해 실적이 부진하더라도 긴 호흡으로 봤을 때는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했는데요.
제가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와는 직접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내후년에 영업이익이 상승하는 시점이 될 것으로 봤습니다.
다만, 포스코 그룹의 올 4분기 실적과 관련해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 다소 엇갈렸는데요.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때문에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과 리튬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공존했습니다.
이달 들어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대다수 증권사들이 포스코홀딩스의 목표주가를 최소 50만 원 후반대까지 낮춘 것도 주목할 만한데요.
신한투자증권은 "철강 출하량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4분기엔 판가 상승에 따른 스프레드 개선이 기대된다"며 "연말에 리튬 상업생산이 시작되고 신사업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면서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증권부 김대연 기자였습니다.
김대연 기자 bigkit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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