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감은 그냥 생긴다" 가을에 흔들리는 '마무리 투수'들
배중현 2023. 10. 24. 08:36
포스트시즌(PS)의 중압감 때문일까. 올해 가을야구에선 마무리 투수들의 부진이 유독 눈에 띈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19일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에서 NC 다이노스에 9-14로 패했다. 두 자릿수 실점을 허용할 정도로 마운드가 고전했는데 유독 불펜이 크게 흔들렸다. 7회 말 1사 1·2루에서 등판한 마무리 투수 정철원은 연속 안타로 2실점. 8회 말 등판한 '전 마무리 투수' 홍건희는 3분의 2이닝 4피안타 6실점하며 무너졌다. 전·현직 마무리 투수의 난조 속에 두산의 가을야구는 1경기 만에 막을 내렸다.
두산을 꺾고 준플레이오프(준PO)에 오른 NC도 뒷문이 고민이다. 마무리 투수 이용찬이 WC 결정 1차전에서 1과 3분의 1이닝 3피안타 3실점했다. 10월 페이스(8경기 평균자책점 12.00)가 좋지 않았는데 그 흐름이 PS에서도 이어졌다. 강인권 NC 감독은 "(이용찬의 역할이) 사실 고민되긴 한다. 다만 한 시즌 마무리 투수로 뛴 선수를 교체한다는 건 아닌 거 같다"며 준PO 마무리도 이용찬에게 맡겼다.
그런데 22일 열린 시리즈 1차전에서 이용찬은 4-1로 앞선 9회 등판, 1이닝 2피안타(1피홈런) 2실점 진땀 세이브를 올렸다. 경기 뒤 강인권 감독은 "홈런을 맞고 실점했지만, 마무리는 잘했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믿겠다"고 말했다. 2차전에도 등판한 이용찬은 피안타 1개와 볼넷 1개를 허용했다. 실점하지 않았지만 아슬아슬한 피칭이었다.
SSG의 사정도 비슷하다. 마무리 투수 서진용이 준PO 1차전 1-3으로 뒤진 9회 초 1사 1루에서 등판, 추가 실점했다. 2사 2루에서 허용한 서호철의 적시타가 뼈아팠다. SSG는 9회 말 하재훈의 투런 홈런으로 추격했으나 3-4로 패했다. 서진용은 올해 42세이브를 기록, KBO리그 구원왕에 올랐다. SSG 구단의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종전 36세이브)을 갈아치우며 PS 활약이 기대됐으나 첫 경기는 기대 이하였다. 정철원과 홍건희, 이용찬, 서진용까지 가을야구 마무리 투수의 '부진 바이러스'가 점점 퍼지는 모양새다. 경기 막판 승부가 요동치는 가장 큰 이유도 결국 뒷문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통산 세이브 1위 마리아노 리베라의 활약이 더욱 돋보인 건 PS 무대였다. 리베라의 PS 통산 성적은 96경기 평균자책점 0.70. 24번의 월드시리즈(WS) 등판에선 평균자책점 0.99를 기록했다. 가을야구에서 만화 같은 성적을 남긴 리베라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는 사실이 부담스럽긴 하다. 어떤 사람은 그걸 잘 감당하지 못하고 어떤 사람은 감당한다"며 "정규시즌 야구가 아니다. 같은 경기지만 다르다. 압박감은 그냥 생긴다"고 말했다.
PS는 정규시즌과 분위기가 다르다. 타자들의 집중도가 절정에 달한다. '끝판대장'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은 과거 "정규시즌과 다른 분위기와 압박감을 느낄 거"라며 "그걸 이겨내야 팀이 이길 수 있고 선수 가치도 올라간다. 노하우라는 건 없다. (정규시즌과)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뒷문을 어떻게 걸어 잠그느냐에 따라서 KBO리그 PS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준PO는 물론이고 플레이오프(PO)와 한국시리즈(KS)에도 해당하는 핵심 포인트다.
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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