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환상골에 어시스트까지…풀럼전 맹활약 '최고 평점' 싹쓸이, 토트넘 완승 '선두 질주'
김명석 2023. 10. 24. 07:53
손흥민(토트넘)이 또 날아올랐다. 이번엔 선제 결승골에 추가골 어시스트까지 더해 멀티 공격 포인트(1골·1도움)를 쌓았다. 토트넘은 풀럼에 완승을 거두고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그 중심에 ‘캡틴’ 손흥민이 있었다.
손흥민은 2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9라운드 홈경기 풀럼전에 선발 출전해 1골 1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완승과 선두 도약을 이끌었다.
어김없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은 전반 36분 특유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만들었다. 후반 9분엔 상대 수비와 골키퍼를 속인 뒤 제임스 매디슨의 추가골까지 도우며 멀티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이날 토트넘이 넣은 2골 모두 손흥민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슈팅 3개 중 2개가 유효슈팅으로 연결됐고, 키패스는 팀 내에서 가장 많은 4개를 기록했다.
각종 매체 ‘최고 평점’ 역시 손흥민의 몫이었다. 손흥민은 대부분의 매체에서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는 등 이날 경기 주인공이 됐다. 지난 1일 리버풀전 이후 2경기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하며 EPL 7골로 득점 공동 2위로도 올라섰다. EPL 통산 득점은 110골로 에밀 헤스키와 공동 26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손흥민의 맹활약을 앞세운 토트넘은 풀럼을 2-0으로 완파하며 개막 9경기 연속 무패(7승 2무)의 고공비행을 이어갔다. 승점은 23을 기록,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이상 승점 21) 등을 다시 끌어내리고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개막 9경기째 패배가 없는 팀은 토트넘과 아스널 두 팀뿐이다.
토트넘은 오는 28일 오전 4시 크리스털 팰리스와 10라운드를 치른 뒤, 내달 7일 첼시, 11일 울버햄프턴과 차례로 격돌한다. 손흥민 역시 이 경기들을 통해 연속 경기 득점 사냥에 나선다. 벌써 리그 7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지난 시즌 EPL 득점 수(10골)에 벌써 3골 차로 다가섰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필두로 히샬리송과 매디슨, 데얀 쿨루셉스키를 2선에 두는 4-2-3-1 전형을 가동했다.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와 파페 마타르 사르가 중원에 포진했고, 데스티니 우도기와 미키 판더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가 수비라인에 섰다. 골문을 굴리엘모 비카이로가 섰다.
전반 2분 만에 손흥민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호이비에르가 전방 압박으로 매디슨에게 패스를 전달했고, 매디슨이 넘어지면서 손흥민에게 침투 패스를 건넸다. 손흥민은 페널티 박스 안까지 진입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비우고 나온 베른트 레노 골키퍼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이 슈팅은 다만 공식 기록상 슈팅으로는 이어지진 않았다.
손흥민이 포문을 열자 토트넘의 공세가 시작됐다. 전반 7분 매디슨의 프리킥이 로메로의 헤더와 판더펜의 슈팅까지 이어졌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프리킥 상황 매디슨이 살짝 내준 패스를 쿨루셉스키가 연결한 왼발 중거리 슈팅도 수비벽에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풀럼도 곧장 반격에 나섰다. 전반 12분 코너킥 상황에서 팔리냐의 헤더가 토트넘 골문을 겨냥했다. 비카리오 골키퍼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비니시우스, 루키치의 연속 슈팅도 나왔지만 0의 균형을 깨트리지 못했다. 이에 질세라 토트넘도 호이비에르, 히샬리송을 앞세워 선제골을 노렸고, 손흥민도 전반 31분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노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팽팽하던 균형은 전반 36분에 깨졌다. 해결사는 손흥민이었다. 손흥민부터 시작된 강력한 전방압박이 효과를 봤다. 부랴부랴 공을 걷어낸 풀럼 수비진의 공을 판더펜이 걷어내 히샬리송에게 연결됐다. 히샬리송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손흥민에게 패스를 건넸다. 손흥민은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풀럼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특유의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이 빛난 장면이었다.
손흥민의 선제골로 유리한 고지에 오른 토트넘은 거듭 추가골을 노렸다. 우도기, 쿨루셉스키에 포로까지 가세해 연거푸 상대 골문을 노렸다. 다만 전반전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다. 손흥민의 선제골을 앞세운 토트넘이 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마쳤다. 전반전 볼 점유율은 토트넘이 66%에 달했고, 슈팅 수에선 10-5로 우위를 점했다.
후반에도 토트넘이 공격에 더 무게를 뒀다. 후반 7분 히샬리송의 오른발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2분 뒤 추가골을 넣었다. 손흥민이 중심에 섰다. 이번에도 토트넘의 전방 압박이 통했다. 수비수가 가까스로 걷어낸 공을 호이비에르가 차단해 손흥민에게 연결됐다. 페널티 박스 왼쪽에 선 손흥민은 오른발로 컨트롤하며 슈팅 모션을 취했다. 상대 수비수도, 골키퍼도 멈칫했다. 손흥민은 슈팅 대신 왼쪽으로 파고들던 매디슨에게 패스를 건넸다. 허를 찔린 상대 수비수는 역동작에 걸렸고, 골키퍼는 뒤늦게 슈팅 각도를 좁히려 골문을 비우고 나왔다. 매디슨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손흥민과 매디슨의 절묘한 합작골이 터졌다.
토트넘이 2골 차로 앞서면서 분위기는 토트넘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양 팀의 경기도 소강상태로 흐르면서 좀처럼 결정적인 슈팅까진 이어지지 않았다. 조용하던 경기 흐름을 깨트린 것 역시 손흥민이었다. 후반 26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더로 상대 골문을 노렸는데, 골문을 벗어나 아쉬움을 삼켰다.
손흥민이 다시 깨트린 균형에 토트넘 공격도 다시 살아났다. 매디슨과 히샬리송의 연이은 슈팅이 풀럼 수비진을 흔들었다. 이후 손흥민은 후반 37분 매디슨과 함께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특히 1골·1도움의 맹활약을 펼친 ‘캡틴’ 손흥민을 향해 뜨거운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손흥민이 빠진 뒤 풀럼의 맹공이 이어졌다. 라울 히메네스, 알렉스 이워비 등 추가시간까지 풀럼의 연이은 슈팅이 나왔다. 다행히 토트넘은 2골의 리드를 잘 지켜냈다. 결국 경기는 토트넘의 2-0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멀티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손흥민이 그 중심에 섰다.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손흥민에게 향했다. 팀이 넣은 2골에 모두 관여한 데다, 토트넘이 단독 선두로 다시 올라섰으니 당연한 수순이었다. 각종 현지 매체의 최고 평점과 경기 최우수선수 역시 ‘싹쓸이’ 해냈다.
평소 손흥민에게 다소 박한 평가를 내리던 매체마저도 이번 경기에선 박수를 보냈다. 런던 이브닝 스탠다드는 “손흥민은 눈부신 트레이드 마크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냈고, 슈팅 대신 올바른 선택으로 매디슨의 추가골을 도왔다. 경기 2분 만에 선제골을 넣을 수 있었지만 레노의 선방에 막혔다”며 평점 9점을 매겼다. 팀 내 최고 평점이다. 풋볼런던 역시도 “멋진 마무리로 토트넘에 리드를 안겨줬고, 매디슨의 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동료들과 연계 플레이가 빛났다”며 8점을 줬다. 스카이스포츠 평점 역시 9점으로 매디슨과 공동 최고 평점이었다.
스탯을 기반으로 한 평점에서도 최고 평점은 단연 손흥민의 몫이었다. 손흥민은 슈팅 3개(유효슈팅 2개)에 키패스 4개를 기록했고, 드리블은 3차례 성공시켰다. 모두 팀 내 최다 기록이다. 후스코어드닷컴 평점에선 8.91점으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매디슨이 8.33점으로 손흥민의 뒤를 이었고, 나머지 선수들은 6~7점대 평점에 그쳤다. 9점에 가까운 손흥민의 평점은 이날 활약이 얼마나 눈부셨는지 고스란히 보여주는 지표였다.
90MIN 역시도 손흥민에게 10점 만점에 평점 9점을 매겼다. 소파스코어 평점에서도 손흥민은 8.9점을 기록, 매디슨(8.5점)을 제치고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다. 폿몹 평점에선 그나마 매디슨과 8.7점으로 평점이 같았지만, 그래도 이견의 여지가 없는 팀 내 최고 평점이었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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