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때만큼 번다고 했지만.." 서장훈, 은퇴 후 농구교실 포기한 이유 (물어보살)[종합]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서장훈이 농구 교실을 운영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23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이하 '물어보살')에는 창원FC 소속 축구선수에서 은퇴 후 세종시에서 축구교실을 운영하는 마흔살 심영재 씨가 고민을 털어놨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축구 선수로 뛰고 은퇴 후 축구 교실을 운영 중이라는 사연자는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싶어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 상처를 너무 많이 받는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얼마 전에 충격을 받은 사건이 있었다. 처음에는 부모와 '우리 아들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하고 서로 존중하는 관계로 잘해왔다. '몇 년 뒤 축구 선수가 될 것 같으니 훈련을 더 많이 시키자'라고 했다. 그런데 반응이 뜨뜻미지근했다. 아이가 잘하니 더 잘하는 곳으로 급하게 보내고 싶은 거다. 우리도 얼마든지 좋은 곳으로 진학을 시킬 수 있는데"라며 상처받은 일화를 공개했다.

이에 서장훈은 "네가 수양을 더 해야 한다. 모두의 마음이다. 너도 선수를 해봐서 알지 않느냐. 우리 아이가 잘하는 것 같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더 좋은 학교로 보내고 싶고 더 좋은 곳으로 보내고 싶은 거다. 그게 사람의 마음이다. 그걸 우리가 탓할 수는 없다. 부모의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장훈 역시 은퇴 후 농구교실 운영을 제안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예전에 누가 은퇴 후에 내 이름을 달고 농구교실을 운영해 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선수 때만큼 벌 거라고 했는데 여러 가지 계산해 보니 돈은 나중 문제고 절대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 것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부모들의 기대가 엄청날 텐데 그 아이들과 부모들을 모두 상대하기 너무 벅찰 것 같았다는 거다. 잠깐 생각했다가 포기했다"라며 제안을 거절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내가 보기에 같은 체육인으로서 바람직한 일을 하고 있다. 단순히 축구선수를 만드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단체 경기를 하면서 인성도 배우고 배려와 협동심도 배우지 않나. 아이들에게 너는 진짜 선생님인 거다. 단순히 축구 코치 마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면 안 된다. 인생, 미래를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면 잘 될 것"이라고 다독였다.

또 서장훈은 "가르친 아이들 중에 국가대표가 나오고 해외 리그에 진출하는 아이들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싶으면 인프라에 투자해라"라며 "아무리 잘 가르쳐도 축구장이 개판이면 안 된다. 나 같아도 다른 곳으로 간다. 시설에 투자도 열심히 해라. 쾌적한 환경과 훌륭한 코치가 겸비되면 아이들이 안 간다. 진정성만 있으면 1등 축구 교실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진 = KBS Joy 방송화면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