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습제' 가격만 보고 고르지 마세요… 선택 3계명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서동혜 원장(피부과 전문의) 2023. 10. 24.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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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혜의 화장품 사용설명서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쌀쌀해지기 시작하면 내원하는 환자분의 절반은 피부 가려움 때문이다. 피부는 대기의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환절기가 되면 가려움이 시작되는데 근질근질한 가려움부터 긁어 피부를 떼어내고 싶을 정도까지 가려움은 증상도 다양하고, 통증보다 더 견디기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어 가려움이 시작될 때는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노인의 75%에서 건조한 피부를 보이는데 나이가 들면서 피부 장벽을 유지해주는 각질층의 지질함량은 감소하고 표피의 pH는 증가하며 표피는 얇아지고, 능선구조는 편평하게 되며, 각질층의 수가 증가되는 과각화증을 보인다. 그 결과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표피는 건성피부의 악화, 가려움 발생, 자극에 대한 민감성 증가 등과 같은 피부장벽의 손상을 나타내게 된다.

표피 지질은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의 세 가지 주요 지질이 있는데 나이가 들면 이들 총량이 줄어들고 그 중 콜레스테롤과 세라마이드 지질이 더 많이 감소한다. 젊은 피부에서는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과 같은 지질 성분은 3 : 1 : 1 몰비를 갖고 피부 장벽기능 회복을 촉진시킨다.

노화 피부의 변화 중 하나는 피부표면 pH의 변화이다. pH가 바뀌면 피부에 보습을 주는 세라마이드는 정상적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비정상적인 각질탈락의 촉진 및 각질세포의 결합력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피부 표면 pH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80세 이상의 고령에서 피부 표면 pH는 젊은이와 비교하여 높은 것이 보고되었는데 노화 피부의 피부 표면 산도의 감소를 고려한다면 약산성의 보습제 사용이 도움이 된다. pH 4.0 스킨 케어 제품을 4주간 사용한 후 각질층이 견고해 짐이 보고된 바 있으며 이에 사용하는 제품의 pH 의 고려는 건강한 피부를 갖게 하는데 필요하다.

피부 장벽은 지질 뿐 아니라 자연보습인자(Natural moisturizing factors; NMFs)의 역할도 중요하다. 자연보습인자는 각질세포 내부에 존재하는 습윤제로 아미노산이 주성분인데 각질세포내의 수분을 유지하는데 중요하다. 습도가 낮으면 수일에 걸쳐 자연보습인자의 생성이 증가하는데 삼투작용이 활발하기 때문에 건조한 대기일 때는 각질층이 적절한 수분을 함유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자연보습인자는 세정제의 반복사용, 피부노화에서 감소되기 때문에 자연보습인자가 잘 보존될 수 있도록 유지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환절기가 되면 가려움을 예방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보습제를 사용한다. 하지만 피부 상태에 맞는 보습제의 선택은 중요하다. 지난 여름 사용하던 보습제는 가을, 겨울 건조한 날씨에 맞는 보습제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고 바디클린저도 겨울철 용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가려움증을 줄이기 위한 보습제 선택의 3대 전략은 첫째, 손상된 피부 지질에 대한 보강을 해줄 수 있는 제품이어야 한다. 노화 피부는 콜레스테롤 합성이 저하되어 전체 피부지질의 함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부족한 콜레스테롤이 충분한 크림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감소된 세라마이드를 보충하기 위해 세라마이드가 함유된 크림을 바르면 도움이 된다. 지방산, 콜레스테롤, 세라마이드 등 관련 지질 성분들이 이상적으로 섞인 크림을 선택하여 바르는 것이 필요한데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의 지질 성분은 3 : 1 : 1 몰비를 갖는 제품을 선택하면 도움이 된다.

둘째로 보습제와 클린저의 pH를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적절한 보습제란 피부장벽기능을 잘 유지하고 손상된 피부장벽은 빠르게 회복시킬 수 있는 제품이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피부 산도가 감소하므로 약산성의 보습제 사용이 도움이 된다. 제품의 선택이 어렵다면 아토피용으로 나온 제품을 선택하면 실패는 없다. 왜냐하면 가장 대표적인 피부 장벽 손상 질환이 아토피피부염이기 때문에 아토피피부를 위한 보습제는 피부가려움을 완화시키는 성분들이 충분히 들어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세안제나 바디클린저도 약산성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pH가 높은 세안제를 사용할 경우 피부장벽기능이 빠르게 손상되고 피부장벽기능이 손상되면 2차적으로 피부염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pH4.5~5.5 정도의 약산성의 세안제나 바디클린저를 사용하고 샤워횟수는 가급적 줄이는 것이 좋다. 노화 피부장벽의 현저한 변화인 pH를 산성화하는 방법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마지막으로 자연보습인자 및 함습성분의 보강이 필요하다. 글리세롤 및 유리아 등이 적절히 함유된 보습제가 도움이 되는데 이들은 함습효과 뿐 아니라 아쿠아포린-3(aquaporin-3, AQP-3)의 활성화에 관여하므로 노화된 피부장벽의 보강에 중요한 성분들이다. AQP-3가 결핍되면 피부 수화, 탄성, 장벽기능의 결함을 나타내므로 이러한 성분이 함유된 보습제의 사용은 도움이 된다. 가려움의 완화만을 생각한다면 크림 제형 또는 오인트크림제형의 보습제가 좋지만 바를 때의 끈적임 때문에 바르기 싫어진다면 로션타입의 보습제를 여러 번 얇게 반복하여 바르는 것을 추천한다. 아무리 효과가 좋은 보습제라 할지라도 바르는 사용감이 본인에게 불편하다면 사용하지 않게 되기 때문에 바르기 편한 제품의 선택이 우선이다.

각질층의 항산화 장벽을 복원해주는 것은 피부장벽 노화를 줄여주는 또 다른 전략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토코페롤과 같은 항산화 성분이 함유된 보습제의 선택도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고령화로 인한 대사증후군과 같은 기저질환을 조절해주어야 전신적인 가려움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가려움은 하품처럼 주변사람에게도 전파된다. 배우자가 가려워 긁게 되면 보고 있는 사람의 피부가 정상일지라도 근질근질 가려워질 수 있다. 보습제를 바를 때 배우자나 가족이 함께 바르는 것이 필요하며 집안의 온도가 상승하면 더 가려워지므로 적절한 실내온도를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정전기가 있을 경우 가려워질 수 있으므로 면으로 된 옷을 착용하는 것이 가려움의 완화에 도움이 된다. 피부의 노화는 계절이 바뀔 때 심하게 느껴진다. 환절기가 되면 여름과는 다른 패턴의 생활습관으로 교정해주어야 가려움으로 인한 약 복용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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