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남쪽 가라더니 왜" 가족 13명 잃은 소녀의 절규
이집트와의 국경으로부터 약 10㎞밖에 떨어지지 않은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 유니스에서 18세 소녀가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가족 13명을 잃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고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 거주하던 18세 디마 알람다니의 가족은 지난 7일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 전쟁이 발발하며 폭격을 피해 남쪽으로 피신했다. 이스라엘군이 여러 차례 “안전을 위해 민간인은 남쪽으로 이동하라”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이에 알람다니와 삼촌 가족은 두 대의 차량을 나눠 타고 가자지구 중부 와디 가자보다 더 이남에 있는 칸 유니스로 향했다.
그러나 며칠 후 알람다니는 칸 유니스의 임시 영안실에서 부모와 형제‧자매 7명, 삼촌 가족 4명 등 13명의 가족 시신을 봐야 했다. 알람다니 본인도 사망한 것으로 분류되어 있었는데, 확인 결과 16살 여동생의 시신이었다. 남은 것은 알람다니의 가족 1명과 어린 사촌 2명뿐이다.
알람다니는 “오전 4시 30분에 잠에서 깨 커피를 마시고 있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사람들이 다급하게 소리치는 폐허 한가운데 있었다”며 “이스라엘군은 안전을 이유로 남쪽으로 떠나라고 했지만, 결과는 배신과 폭격이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기억에서 절대 사라지지 않을 악몽”이라고 했다.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현재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 지상전을 준비하며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에게 “와디 가자 이북에 머문다면 당신의 생명이 위험해질 것이다. 가자지구 북부에서 와디가자 이남으로 떠나지 않기로 한 사람은 누구든 테러리스트 조직의 공범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경고하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23일 기준 개전 이후 팔레스타인인 누적 사망자가 5000명을 넘겼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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