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잡中企](16)최신 IT 트렌드 반영한 SW 인재 양성…취업률 83%
韓 IT산업 태동기 SW 인재 양성 토대 닦아
'챗GPT' 등 생성형AI 활용 인재 개발 주력
편집자주 - 중소기업은 국가 경제의 근간이다. 숫자로 보면 우리나라 기업의 99%는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은 국민의 일터다. 근로자의 81%는 중소기업에서 일한다. 중소기업이 흔들리면 우리 경제가 흔들리고 국민의 일자리가 위협받는다. 하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여전하다. 낮은 처우와 보장되지 않는 '워라밸', 불투명한 미래 성장성. 취업난이지만 청년들은 중소기업에 가지 않는다. 여기 이런 편견과 싸우며 좋은 일자리, 중소기업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 직원들의 안정적인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도록 건전한 재무구조와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도 힘을 쏟는다. 현장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동시에 직원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회사로 키우기 위한 중소기업인의 분투가 있다. 아시아경제는 현장을 찾아 이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자주 거론되는 게 김대중 정부의 발 빠른 IT 인프라 확충이다. 하지만 이런 하드웨어적인 측면 외에도 주목해야 할 게 소프트웨어(SW) 분야다. SW 인재의 육성과 지원, 연구개발 등이 받쳐주지 않았다면 우리나라 IT 산업의 경쟁력은 현재에 훨씬 못 미쳤을 것이다. 코딩 교육 붐이 일기도 수십 년 전 우리나라 SW 인재 개발을 위해 힘써온 이가 있다. 정철영 한국소프트웨어인재개발원(KOSMO) 대표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KOSMO 본사에서 만난 정 대표는 "40년 가까이 SW업계에 몸담아보니 중요한 건 결국 사람"이라며 "빠르게 변하는 IT산업 트렌드에 맞춰 적합한 인재를 육성하지 않으면 기존에 쌓은 산업 경쟁력은 금방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2009년 설립된 KOSMO는 최신 SW 기술 트렌드를 반영한 인재 양성기관이다. 2015년 9월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소프트웨어 전문교육 인력양성기관'으로 지정됐고 2021년 10월엔 고용노동부로부터 '5년 인증 우수훈련기관'으로 선정됐다.
정 대표는 1986년 전역 후 해태그룹에 입사해 전산실에서 업무를 하면서 IT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2년 뒤인 1988년 IT서비스·SW 기업 대표 단체인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출범했고 원년멤버로 합류했다. 정 대표는 기획조사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당시 불모지였던 우리나라 SW 관련 법안과 제도, 연구개발(R&D), 지원방법 등의 초석을 다지는 업무를 했다. '소프트웨어개발 촉진법'과 '소프트웨어 병역특례제도' 등 법·제도 개선에 기여했고 한국소프트웨어지원센터와 소프트웨어공제조합 설립에도 힘을 보탰다.
정 대표가 처음 사업에 뛰어든 건 벤처 붐이 일었던 2000년 디지털원을 설립하면서다. 사업 초기 리무진버스 관리시스템과 전화영어 교사관리 시스템 등을 개발해 사업화했다. 이후 사업 방향을 솔루션 개발에서 시스템통합(SI)으로 바꿨다. 정부 공공시장, 금융·보험시장, 유통·물류시장을 대상으로 SI 사업을 전개했다. 그러다 SW 인재 양성의 필요성을 느끼고 2009년 KOSMO를 별도 법인으로 설립했다. 정 대표는 "당시 개발자 전문 교육기관이 대부분 강남에 있어 IT 인력이 시급한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 SW 교육기관이 절실했다"며 "현재까지 약 4000명의 SW 인재를 육성했다"고 말했다.
KOSMO는 철저히 기업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키우는 데 집중한다. 이론과 실습 커리큘럼 모두 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게 구성했다. 정 대표는 "모든 교육 과정은 기업 현직 개발부서와 인사팀 담당자에게 자문받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실습은 현직 개발자가 직접 참여해 가르친다"고 전했다. 이런 운영이 업계에 알려져 기업에서도 KOSMO 수료생을 직무 관련 경력자로 인정해 준다.
KOSMO는 지난해 20개 교육 과정을 운영했고 517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이 중 83.2%(430명)가 취업에 성공했다. 최근 3년간 취업률은 82.6%, 수료율은 90%에 달한다. KOSMO 강의실 복도 곳곳엔 취업에 성공한 수료생들의 후기가 남겨져 있다. 풀스택 양성 과정을 수료하고 공공·금융 프로젝트 수행 기업에 취직한 허희진씨는 "KOSMO에서 배운 모든 것을 업무에 활용하고 있고 부족한 점은 따로 공부하고 있다"면서 "일대일 면담 등 강사의 적극적인 지도 덕에 취업이 가능했다"고 했다. 파이선 활용 디지털 컨버전스 SW개발자 양성과정을 듣고 취업에 성공한 강하영씨는 "비전공자였음에도 수업에 잘 적응할 수 있게 강사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컴퓨터공학과 4년 동안 배운 것보다 KOSMO에서의 6개월이 실무에 더 도움이 됐다고 말하는 친구도 있었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수료생들의 취업 지원을 위해 관할 고용센터와 협력하고 구로·가산디지털단지에서 잡매칭 데이를 수시로 연다. 수료생들의 취업 선호도가 높은 기업을 초청해 프로젝트를 발표하거나 사전 매칭을 통한 현장면접도 진행한다. 온라인으로 채용 추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정 대표는 "취업 관련해 1000곳의 기업 데이터베이스를 확보중"이라며 "미취업자에겐 별도의 일대일 맞춤형 관리를 실시해 최대한 취업에 성공하도록 돕고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앞으로 IT업계 화두인 생성형AI 관련 인재 개발에 힘쓸 계획이다. 그는 "챗GPT와 같은 신기술 혁명에 적극 참여하고 프롬프트 엔지니어 양성에 주력할 것"이라며 "이 외에도 빅데이터, 파이선, 자바스크립트, 클라우드 등의 분야에서 실무에 맞는 커리큘럼을 개발해 우리나라 최고의 SW 인력 양성 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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