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3년 투자 낙관"…사모펀드 포트폴리오 조정 활발
VIG파트너스는 프리드라이프, 맥쿼리PE는 탱크터미널 UTK 매각 추진
JKL파트너스, 롯데손해보험 매각 본격화…블랙스톤, 지오영 매각 진행
자본시장의 최전방에 있는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활발하다. 고유가, 고금리, 지정학적 리스크 등 여러 부정적 요인에도 최근 기관 투자가들은 투자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보인다. 이런 기대감에 힘입은 사모펀드들은 기존 포트폴리오 기업에 대한 투자금 회수를 진행하는 한편, 새로운 펀드레이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VIG파트너스는 포트폴리오 기업인 상조회사 프리드라이프 매각을 추진 중이다. VIG파트너스는 프리드라이프 매각 주관사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증권을 선정하고 지난달부터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다양한 잠재적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여 흥행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투자금 회수 실적을 추가해 5호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VIG파트너스는 2016년 3월 블라인드 펀드를 이용해 좋은라이프에 투자하며 상조업을 시작했다. 이후 2020년 4호 블라인드 펀드 자금으로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한 후 좋은라이프와 금강문화허브, 모던종합상조 등 상조회사들을 합병해 몸집을 늘렸다.
이런 적극적인 볼트온(bolt-on) 전략에 힘입어 프리드라이프는 안정적인 시장 지위와 수익성을 확보했다. 프리드라이프는 2020년 선수금 1조원을 확보한 지 3년 만에 올해 업계 최초로 선수금 2조원을 넘겼다. 선수금은 상조회사 등 선불식 할부거래업체의 외형을 평가하는 지표다. 프리드라이프의 지난해 매출은 1829억원, 영업이익은 309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각각 25%, 38% 증가했다.
VIG파트너스가 프리드라이프에 투자한 금액은 총 3000억원 수준이다. 업계 선두 기업인 만큼 시장에서는 1조원대 매각가를 점치고 있다. 프리드라이프 매각의 성공 여부가 다음 펀드 자금 모집을 위해 중요하다. 현재 VIG파트너스는 1조5000억원을 목표로 5호 블라인드 펀드 모집을 진행 중이다. 올해 4분기 1차 클로징을 마치고 내년 최종 결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해보험의 지분 77% 매각을 추진 중이다. 2019년 롯데그룹으로부터 롯데손해보험의 경영권을 3734억원에 인수, 이후 3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총 7334억원을 투입해 77%의 지분을 확보했다. 2024년 '롯데' 브랜드의 사용 시간이 만료되는 한편 인수금융의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내년 10월 이내로 보유 지분 매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잠재적 원매자로는 신한금융그룹·하나금융그룹·교보생명이 거론된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유럽계 금융사 등 다양한 곳에서 관심을 보인다"고 귀띔했다. 롯데손해보험의 전신은 1946년 부산 소재 대한화재해상보험이며, 2008년 롯데그룹에 인수된 이후 롯데손해보험으로 출범했다. 2017년 롯데지주가 설립돼 공정거래법 및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2018년 JKL파트너스에 매각됐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해보험의 상품 포트폴리오를 장기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개편했다. 대규모 명예퇴직 및 자산 포트폴리오 건전화를 동시에 진행하며 외형 확장 전략이 아닌, 내재가치 제고 전략을 채택했다. 롯데손해보험은 2021년 순이익 119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디. 그러나 2022년 순손실 631억원을 기록하며 다시 적자전환했다.
블랙스톤은 모건스탠리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국내 의약품 유통기업 지오영 경영권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시장은 지오영의 매각가를 최대 2조원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잠재 원매자로는 글로벌 PEF들이 거론되고 있다. 2002년에 설립된 지오영은 의약품 유통업계 매출 1위 기업으로, 국내 약국의 약 80%를 거래처로 확보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의약품 온라인 주문시스템을 보급했다.
핵심 역량인 의약품 유통을 기반으로 의료기기 구매대행, 헬스케어 IT, 의약품 물류 등 신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2조8605억원, 영업이익 60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대비 16.8%, 7.7% 증가한 수치다. 블랙스톤은 2019년 앵커PE로부터 지오영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후 4년차에 접어들면서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과거 블랙스톤은 투자금 회수를 위한 방법으로 기업공개(IPO)를 검토했지만,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경영권 매각으로 선회했다.
맥쿼리PE는 2017년 인수한 유나이티드터미널코리아(UTK) 지분 100%를 약 4000억원에 매각 추진 중이다. UTK는 울산항에 자리한 유류 저장시설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2017년 맥쿼리PE가 태영그룹과 아랍에미리트(UAE) 국영석유회사 에미리트내셔널오일컴퍼니(ENOC)로부터 태영호라이즌터미널코리아 지분 100%를 인수하며 설립된 회사다.
UTK의 주요 경쟁력은 최첨단 자동 설비 구축으로 신속한 물류 처리, 보관 탱크 장비의 자동화를 통한 24시간 입출고를 제공하는 역량이다. UTK는 2014년 약 7450억원의 규모로 결성된 '맥쿼리 MKOF 3호 펀드'의 포트폴리오 기업 중 투자금 회수가 이뤄지지 않은 유일한 기업이다. 다수의 PEF들이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맥쿼리PE는 UTK 인수 이후 탱크터미널의 추가 완공을 통해 총 저장 용량을 23만㎘에서 46만8000㎘로 늘렸다. 인근 탱크터미널을 추가로 인수하는 등 체급을 키웠다. 맥쿼리PE의 희망 매각가인 4000억원은 UTK의 2022년 연결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250억원에 투자 배수 16배를 적용해 산정한 금액이다.
한편 보스턴 컨설팅 그룹이 최근 20조달러가 넘는 자산을 관리하는 기관의 대표자들을 대상으로 한 '2023 글로벌 투자자 설문조사(Global Investors Survey)에서 투자자들은 향후 3년간 자본시장에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의 중기 전망과 시장 수익률 기대치는 2009년 설문이 실시된 이후 최고 수준으로 파악됐다. IB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높은 금리와 경기 침체 위험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지만,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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