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메모리 HBM, 주도권은" 승부수 띄운 삼성

임채현 2023. 10.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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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빅3 업체 다 뛰어든 HBM 시장
삼성, SK하이닉스 이어 HBM3E 공개
'큰손' 엔비디아 납품 여부에도 주목
삼성전자 HBM3E 제품.ⓒ삼성전자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차세대 반도체 중에서도 AI(인공지능) 시장 확대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주도권 경쟁이 대표적이다.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오던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올 하반기 이후 본격 반등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HBM은 현재 메모리 업계의 주요 키워드로 꼽히는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메모리 테크데이' 행사에서 초고성능 HBM3E(5세대 HBM) 제품 '샤인볼트'를 최초로 공개했다.

이는 전작 대비 1.5배 커진 용량과 10% 개선된 전력 효율을 자랑하는 제품이다. 아울러 초당 최대 1.20 TB(테라바이트)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데, 이는 1초에 30 GB(기가바이트) 용량의 UHD(초고해상도) 영화 40편을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다. 생성형 AI인 챗GPT가 등장하면서 GPU(그래픽처리장치)와 함께 AI용 메모리의 대표 제품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HBM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것은 SK하이닉스다. 하이닉스는 미국 엔비디아에 HBM3(4세대)를 독점 공급 중에 있다.올해부터 HBM3 출하가 본격화되면서 최근 5세대인 HBM3E 성능 검증을 위해 엔비디아에 샘플 공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5세대 개발 성공 소식을 알린 SK하이닉스는 2024년 상반기부터 HBM3E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경쟁사와의 사업 격차에 대한 업계 우려가 커지자 삼성전자 역시 HBM3E인 '샤인볼트'를 시장에 최초 공개한 것이다. 시장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초거대 AI 시대를 주도할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 도입에 미래 비전을 내건 것은 현재 IT수요 부진으로 침체기를 지나가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AI 수요로 인해 고성장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메모리반도체 시장 규모가 올해 900억 달러에서 2024년 11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며 2027년에는 1813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의 연평균 성장률은 무려 20%에 달한다.

또한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HBM 수요가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하고 내년에는 30~4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시중에서 사용되는 가장 최신 버전은 4세대 제품인 HBM3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각각 50%, 4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3위 메모리 제조사인 미국 마이크론 역시 HBM 시장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현재 HBM3 8단, 12단 제품을 양산 중이며, 차세대 제품인 HBM3E도 고객들에게 샘플을 전달하고 있다. 또한 차세대 HBM D램과 최첨단 패키지 기술, 파운드리까지 결합된 맞춤형 턴키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예정이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총괄 사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을 대거 공개하며 "초거대 AI 시대는 기술 혁신과 성장의 기회가 교차하는 지점으로, 업계에 더 큰 도약과 함께 도전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HBM을 놓고 격돌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경쟁이다. 선두로 치고 올라간 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줄이는 것은 고객사 확보에 달렸다는 것이 업계 지배적 관측이다.

이에 삼성전자가 연내 'HBM 큰손' 엔비디아에 4세대 HBM3를 공급하느냐에 따라서 점유율 격차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에 SK하이닉스가 4세대를 독점 공급하면서 시장 선점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 크다. 다만 아직 초기 시장인만큼 현재 점유율만으로 업계 우위를 판가르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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