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등판"에서 "3차전 어렵다"로…감독도 난감한 페디의 상태

배중현 2023. 10. 2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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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준PO 3차전 선발로 예고
2차전 끝난 뒤 태너로 바꾼 NC
몸 상태 따른 결정, 결과에 관심
<yonhap photo-5427="">19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에 14대 9로 승리해 준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된 NC 선수단이 기뻐하고 있다. 서호철과 하이파이브하는 외국인 선수가 에릭 페디. [연합뉴스]</yonhap>


"거짓말쟁이가 된 거 같아서 죄송하다."

NC 다이노스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3차전 선발 투수가 에릭 페디(30)에서 태너 털리(29)로 바뀌었다.

강인권 NC 감독은 23일 준PO 2차전에 승리한 뒤 마냥 웃을 수 없었다. 경기 전 3차전 선발로 예고했던 페디의 등판이 불발됐기 때문이다. 강 감독은 "사전 인터뷰 때 (3차전 선발이) 페디라고 말씀드렸는데 오늘 훈련 뒤에 조금의 불편함과 불안함을 피력해서 병원을 다녀왔다"며 "검진에선 단순 충돌 증후군 정도가 나왔는데 3차전은 (등판이) 어려울 거 같다. 상태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페디는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10월 1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부상을 당했다. 타구에 팔뚝을 맞았는데 검진 결과 단순 타박상. 부위가 민감한 만큼 몸 상태와 등판 간격을 고려, 와일드카드(WC) 결정전 엔트리에선 빠졌다. 준PO 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렸으나 1·2차전에 등판하지 않았다. 로테이션상 3차전 선발 등판이 유력했다. 강인권 감독도 2차전에 앞서 "불안감은 갖고 있지만 더 이상 미룰 타이밍은 아닌 거 같다. 3차전에 무조건 등판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불과 몇 시간 만에 상황이 바뀌었다. 포스트시즌(PS)에서 예고된 선발 투수가 바뀌는 건 흔치 않다.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가 23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7회 말 1점차 추격 속에 수비를 하는 NC선수들을 강인권 감독이 지켜보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강인권 감독은 "3차전은 아예 안 될 거 같다. 내일(24일)하고 모레(25일) 상태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준PO 1·2차전에 모두 승리한 NC는 PO 진출까지 1승만 남겼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만큼 페디의 등판을 미뤄 PO 1차전에 포커스를 맞출 수 있다. 강 감독은 2차전 결과를 고려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런 건 전혀 없다"며 "사전 인터뷰 때 확신해서 말씀드렸다. 오늘 경기랑 상관없이 훈련 후 병원 검진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해서 진료를 봤다"고 말했다. 구단 관계자도 "실제 훈련 이후 병원을 다녀왔다"고 강조했다.

페디는 올 시즌 KBO리그 최고 투수다. 30경기에 선발 등판한 그는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했다. 180과 3분의 1이닝을 소화, 삼진 209개를 잡아내 역대 다섯 번째 '시즌 20승·200탈삼진'을 동시 달성했다. 아웃카운트 1개를 더 잡았다면 1986년 선동열에 이어 '시즌 20승·200탈삼진·1점대 평균자책점'을 해낸 역대 두 번째 투수가 될 수 있었다.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물론이고 강력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 페디는 올 시즌 SSG전에 2경기 선발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1.38로 강했다. 하지만 부상 탓에 준PO 등판 여부에 물음표가 찍혔다.

강인권 감독은 "꼭 페디여야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태너도 있고 우리 공격력이 지금 상승세에 있기 때문에 3차전에서도 좋은 경기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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