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웅처럼 멋있는 농구 하겠다” 약속한 KCC, 매진으로 화답한 부산

김우중 2023. 10. 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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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CC와 서울 삼성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개막전 경기. KCC 선수단이 승리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KBL
22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CC와 서울 삼성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개막전 경기. 이날 경기 입장권은 매진돼 8780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사진=KBL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허웅처럼 잘생기고 멋있는 농구를 하겠다”고 약속한 부산 KCC가 부산사직체육관에서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부산 팬들은 홈 경기 매진으로 화답하며 개막주간 프로농구 열풍의 일등공신이 됐다.

KCC는 올 시즌을 앞두고 새 연고지인 부산으로 둥지를 틀었다. 개막을 앞두고 전주시와의 오랜 갈등을 해결하지 못했고, 결국 22년 만에 연고지를 이전해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개막을 앞둔 전창진 KCC 감독의 의지는 결연했다. 전 감독은 지난 15일 군산에서 끝난 ‘2023 MG 새마을금고 KBL 컵대회’에서 우승한 뒤 “전주·군산 팬들께 마지막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떠나고 싶고, 동시에 부산 팬들께도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날 이어진 개막 미디어데이 인터뷰에서도 “나이 먹은 감독이 하는 올드한 농구가 아니라 허웅처럼 잘생기고, 멋있는 농구를 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당시 마이크를 잡은 전창진 감독은 ‘국제대회 성적 부진으로 침체된 분위기 속에 맞이하는 시즌이다. 프로농구가 어떤 걸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이에 전 감독은 “농구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새로운 농구 붐이 이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코트 위로 향한 KCC는 팬들 앞에서 '신바람 농구'를 선보였다. KCC는 지난 22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106-100으로 이겼다. 이날 KCC는 첫 2쿼터 동안 63득점을 몰아치며 삼성에 20점 차 앞서는 등 화끈한 공격 농구를 선보였다. 특히 전반 속공으로만 17점을 올리는 등 경쾌한 플레이를 보였다. KCC는 경기 시작부터 단 한 차례도 리드를 내주지 않았고, 총 6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선봉에 선 허웅은 이날 최다인 23점을 올리며 팬들의 박수를 이끌었다. 삼성 역시 KCC의 주전들이 빠진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추격하며 공격 농구를 합작했다. 

22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CC와 서울 삼성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개막전 경기. KCC 허웅이 승리 뒤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KBL

부산 농구 팬들은 ‘매진’으로 KCC에 화답했다. 이날 부산사직체육관을 찾은 관중은 8780명. KBL에 따르면 이는 역대 개막주간 단일 경기 최다 관중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개막주간 6경기 총관중 수가 3만437명인데, 이 중 약 29%가 부산에서 나온 셈이다. 

올 시즌 개막주간 평균 관중수는 5073명이다. 5000명이 넘는 평균 관중이 기록된 건 지난 2017~18시즌(5105명) 이후 6년 만이다. 최근 10시즌 기준으로도 2위에 해당한다. 6년 전보다 의미있는 이유는 또 있다. KBL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기록(2017~18시즌)은 각 구단에서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돼 실제 수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올 시즌 기록은 KBL 통합 예매 시스템을 통해 집계된 정확한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올시즌 개막주간 팬들의 뜨거운 환호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개막전부터 구름 관중 앞에서 화끈한 농구를 펼친 KCC가 계속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전 요소다. 전망은 밝다. 한 달 뒤엔 부상으로 빠진 최준용, 전역을 앞둔 송교창까지 합류한다. 두 선수는 각각 2021~22, 2020~21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국가대표 포워드다. ‘완전체’ KCC를 향한 기대감이 이어지는 이유다.

김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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