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에 시신이라도 찾으려면”… 자녀 몸에 이름 새기는 부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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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아이들이 공습에 대한 공포로 경련과 야뇨증 등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발발 이후 하루 평균 121명의 아이들이 목숨을 잃으면서 부모들은 사후 신원 확인을 위해 자녀의 몸에 이름을 새기고 있다.
부모들은 사망자 수가 늘고 신원 확인이 더 어려워지자 자녀의 종아리 등에 아이 이름을 적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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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어린이들 공습 트라우마
주민들 남쪽 대피 큰 돈 들어 포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아이들이 공습에 대한 공포로 경련과 야뇨증 등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발발 이후 하루 평균 121명의 아이들이 목숨을 잃으면서 부모들은 사후 신원 확인을 위해 자녀의 몸에 이름을 새기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의료진의 발언을 인용해 “사망·부상 위험에 처한 가자지구 어린이들이 심각한 트라우마 증상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7일 전쟁 시작 이후로 17일 동안 어린이 2055명이 사망했다. 하루 평균 121명이 죽은 셈이다. 가자지구 전체 사망자(5087명)의 약 40%에 이른다.
현재 15세인 가자지구 청소년은 2008~2009년, 2012년, 2014년, 2021년 그리고 이번 전쟁까지 다섯 차례 이스라엘의 포격을 경험했다. 과거 분쟁 당시 실시된 연구에서 어린이·청소년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증상이 보고됐지만 의료진은 이번 전쟁에서 그 정도가 더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정신과 의사인 퍼델 아부 힌은 가디언에 “아이들이 경련, 야뇨증, 두려움, 공격적인 행동, 신경질 등의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어린이 중 일부는 직접 두려움을 표현하는데, 이 경우는 공포심을 가지면서도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는 아이들보다 나은 상태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자지구의 한 학교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지내는 여섯 자녀의 어머니 타흐리르 타바쉬는 “우리 아이들은 밤에 많은 고통을 겪는다”며 “밤새도록 울고 아무렇지도 않게 소변을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부모들은 사망자 수가 늘고 신원 확인이 더 어려워지자 자녀의 종아리 등에 아이 이름을 적어두고 있다. CNN이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흐에 있는 알아크사 순교자 병원에서 촬영한 영상을 보면 사망한 한 유아와 세 명의 어린이 종아리에 아랍어로 이름이 적혀 있었다. 팔레스타인 한 언론인은 SNS에 다쳐 누워 있는 한 아이의 종아리에 이름이 적힌 모습을 공유하며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를 확인하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CNN은 “이러한 필사적인 행위가 점점 보편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연일 수위 높은 대피령을 내리며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남쪽으로 이동하라고 요구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주요 도로가 파괴되고 이동 수단과 연료가 없는 상황에서 공습당할 위험까지 다분해 전쟁 이전보다 수십 배 더 큰 비용이 요구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차량을 가진 이들이 위험수당 명목으로 과도한 금액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에 사는 아마니 아부 오데는 “한 가족이 남쪽으로 가려면 200~300달러가 필요하다. 전쟁 전에는 한 사람당 3달러면 충분했다”며 “당장 한 끼 해결할 돈도 없는데 떠날 돈이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떠나지 못한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은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습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22일 밤 북부 자발리아 난민 캠프와 가자시티 알시파·알쿠드스 병원에 이스라엘 공습이 가해졌다고 보도했다.
장은현 송태화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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