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폭스콘 세무 조사 놓고 대만 대선 개입 논란

권지혜 2023. 10. 24.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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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애플의 최대 협력사이자 대만 주력 기업인 폭스콘을 상대로 세무, 부지 등에 관한 전방위 조사를 벌였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2일 중국 세무 당국이 최근 폭스콘의 광둥·장쑤성 등 주요 사무소에 대해 세무 조사를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대만에서는 중국이 내년 1월 총통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으로 대만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폭스콘에 대한 조사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지난주 중국 방문과 맞물려 더욱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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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 출마로 독립 성향 집권당 유리
애플 팀 쿡 방문과 맞물려 관심
23일 대만 타이페이의 한 고층 건물에 폭스콘 로고가 걸려 있는 모습.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전날 중국 당국이 폭스콘의 광둥성, 장쑤성 등 중요 지역 사무소에 대해 세무 및 토지 이용 현황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EPA연합뉴스


중국이 애플의 최대 협력사이자 대만 주력 기업인 폭스콘을 상대로 세무, 부지 등에 관한 전방위 조사를 벌였다. 다음 달 성사가 유력한 미·중 정상회담과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꺼낸 정치적 압박 카드로 분석된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2일 중국 세무 당국이 최근 폭스콘의 광둥·장쑤성 등 주요 사무소에 대해 세무 조사를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또 중국 자연자원부가 허난·후베이성 등 공장의 부지 상황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였다고 덧붙였다. 글로벌타임스는 “법률 및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의심되는 기업에 대한 조사는 합법적인 행위”라고 강조하면서도 조사 시점과 결과 등 구체적인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대신 “폭스콘은 중국 본토에 투자해 많은 이익을 얻었고 강력해졌다”며 “폭스콘을 포함한 대만 기업은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을 지고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촉진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사 배경에 정치적 의도가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23일 대만 증권시장에서 폭스콘 주가는 한때 전장보다 3.4% 떨어져 3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대만에서는 중국이 내년 1월 총통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으로 대만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번 선거에 폭스콘 창업자 궈타이밍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 친중 후보군에 가세하면서 야권표를 분산시켰다는 지적이 있었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 대만 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확고한 선두를 지키고 있어 야권이 후보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선거에서 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폭스콘은 중국 정저우와 선전 등 여러 지역에 공장을 두고 있다. 폭스콘 수익의 70% 이상이 본토 공장에서 나올 정도로 사업 기반이 중국에 집중돼 있다. 20만명 이상의 노동자가 있는 정저우 공장은 아이폰14 시리즈의 80%를 생산하는 애플의 세계 최대 생산기지로 꼽힌다.

폭스콘에 대한 조사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지난주 중국 방문과 맞물려 더욱 관심을 끌었다. 애플 아이폰이 화웨이에 밀려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다는 보고서가 나온 와중에 이뤄진 깜짝 방중이다. 그는 지난 3월에 이어 올해에만 두 번 중국을 찾았다.

중국은 딩쉐샹 국무원 상무부총리, 왕원타오 상무부장(장관), 진좡룽 공업정보화부장이 각각 쿡 CEO를 면담하며 극진히 대접했다. 중국 정부의 대외 개방과 외자 유치 의지를 보여주고 14억명 시장을 가진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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