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의혹’ 최고경영진 관여 정황 확보… 최악 땐 카뱅 잃을 수도

김준희 2023. 10. 24.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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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23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를 소환해 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법인에도 책임을 묻는 처벌이 적용될 수 있어 카카오가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지위를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사경은 서울남부지검의 수사 지휘를 받아 카카오 최고경영진이 SM 주식 시세조종에 관여한 정황을 상당 부분 확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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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조종 담긴 통화·문자 등 압수
금감원, 카카오 양벌규정 적용 검토
김범수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
김범수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23일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에 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 들어서고 있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은 김 전 의장을 상대로 시세조종 개입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최현규 기자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23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를 소환해 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법인에도 책임을 묻는 처벌이 적용될 수 있어 카카오가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지위를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김 전 카카오 의장은 이날 오전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 출석했다. 김 전 의장은 조사받기 전 기자들 질문에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주가조작 혐의를 인정하느냐’ ‘주가조작을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적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김 전 의장 소환까지 이뤄지면서 금감원 특사경의 SM 주식 시세조종 의혹에 대한 수사는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전 의장의 오른팔로 불렸던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지난 19일 구속됐다. 특사경은 SM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경쟁자인 하이브엔터테인먼트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카카오가 2400여억원을 투입했다고 보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SM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주당 12만원)보다 높게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특사경은 서울남부지검의 수사 지휘를 받아 카카오 최고경영진이 SM 주식 시세조종에 관여한 정황을 상당 부분 확보한 상태다. 지난 4월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엔터 사옥, SM 본사 등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8월에는 김 전 의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카카오 실무진의 휴대전화에서는 시세조종 정황이 담긴 통화 녹음 파일과 문자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경은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김 전 의장을 상대로 시세조종을 지시했는지, 이에 관한 보고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다만 김 전 의장은 시세조종 관여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카카오에 대한 양벌규정 적용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양벌규정이 적용되면 법인의 대표자나 관련자가 법률을 위반한 경우 법인도 함께 처벌된다. 배 투자총괄대표 등이 시세조종 혐의로 벌금형 이상을 받는다면 법인도 형사처벌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 경우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보유한 카카오의 대주주 적격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인터넷은행특례법상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금감원은 카카오의 시세조종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앞서 배 투자총괄대표 외에 다른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자 금감원은 “현재까지 수사 결과 객관적 사실관계가 상당할 정도로 규명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7월 기자들과 만나 “어느 정도 실체 규명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며 “위법 행위가 발견될 때 가능한 제일 높은 수준의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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