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잡겠다더니 통계 허점은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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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조사·발표하는 통신비 지출액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통계에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비롯한 디지털 콘텐츠 이용료가 빠져 있는 탓이다.
곽정호 호서대 빅데이터인공지능학과 교수가 통계청에서 발표한 지난해 통신비에 콘텐츠 비용을 합산해 분석한 결과 실제 통신비는 12만8167원에서 17만6973원으로 4만8806원(38.1%)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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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함땐 현재 수치보다 크게 불어
UN 기준 반영한 고시 4년째 답보
통계청이 조사·발표하는 통신비 지출액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통계에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비롯한 디지털 콘텐츠 이용료가 빠져 있는 탓이다. 이를 통계에 포함시키면 통신비 지출액은 현재 통계 수치보다 크게 불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통계를 기준으로 해서는 정부의 통신비 경감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기 어렵다는 비판이다.
2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가구당 월평균 통신비 지출액은 12만1937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기요금·난방비 등을 합한 가구당 월평균 연료비 지출액(8만3796원)의 1.5배에 달한다. 가구당 통신비 지출액은 난방비가 많이 나오는 매년 1분기를 제외하면 매 분기 연료비 지출액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많게는 연료비의 배 가량을 쓰기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 통계가 실제 가구의 통신비 지출액을 보여준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통계청은 ‘가계통신비’ 명목으로 통신서비스요금(KT·SKT 등 대형 통신사에 내는 요금)과 단말기값, 우편서비스를 합산해 산출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같은 OTT 서비스나 음악 스트리밍 앱 구독료 등 유료콘텐츠 이용료는 빠져있다. 통계청은 현재 유튜브 이용료 등의 항목을 가계동향조사 항목 중 공연 극장관람료, 게임기기 구매비 등과 함께 ‘오락·문화’로 집계하고 있다.
이는 해외 상황과 대비된다. 유엔은 2018년 ‘통신’을 디지털기기와 통신서비스까지 포함하는 ‘정보통신’으로 확장하는 통계 개정안을 발표해 통신비 분류체계를 다시 세운 바 있다. OTT 구독이 늘어나는 디지털 대전환 추세를 통계에 제대로 반영하기 위한 조치다.
디지털 콘텐츠 비용을 포함하면 가구당 통신비가 지금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곽정호 호서대 빅데이터인공지능학과 교수가 통계청에서 발표한 지난해 통신비에 콘텐츠 비용을 합산해 분석한 결과 실제 통신비는 12만8167원에서 17만6973원으로 4만8806원(38.1%) 급증했다.
통신비 통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할 경우 정책 수립에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 윤석열정부는 고물가 시대에 서민 부담을 키우는 주범 중 하나로 통신비를 지목하고 올해 초부터 통신사 요금제 전면 개편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통계에만 근거해 정책을 추진할 경우 점점 늘어나는 디지털 콘텐츠 비용 부담에 대한 대책은 빠질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의 늑장 대응이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통계청은 유엔처럼 디지털 콘텐츠 비용을 반영한 ‘한국형 목적별 개별소비 지출분류(COICOP-K)’ 도입 방안을 2019년 고시했다. 하지만 발표 후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고시는 통계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COICOP-K’ 통계는 2025년부터 공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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