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농어촌 지역 작은 학교 이대로 둘 것인가
인구 감소가 심각한 농어촌의 경우 학년당 10명이 미달되는 초등학교를 지역사회 보호 차원에서 1면 1교 명분으로 대부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소인수 교육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젊은 학부모는 자녀가 고학년이 되면 농어촌을 떠나 다양한 방과후학교 운영은 물론 사교육이 활성화된 도시로 이주하는 현상이 발생된다.
앞으로도 인구 감소가 불가피한 미래를 고려할 때 노후 환경 개선 차원의 단순 학교 개축 등은 폐교 등을 감안하면 그 활용 측면에서 효율이 매우 낮다. 또 학생 1인당 국제학교 수준의 재정 투입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 등의 부족한 환경, 학교마다 이뤄지는 행정·재정의 중복성 등은 미래 교육 현실을 회피하는 것이요 교육 재정의 심각한 낭비로 돌아올 수 있다.
미래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교육적 덕목으로 유아와 초등 저학년에게는 인성과 감성 위주의 교육정책이, 고학년에겐 진로 교육을 염두에 둔 다학문적 교육정책과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이 운영되는 학교로서의 역할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지역사회와 함께 살아가는 사회인으로 키우려면 배려와 협력 및 경험 중심의 생각하는 교육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저학년의 경우 기존 학교에서 소인수 교육의 장점을 살리고, 고학년은 다양한 교과교육 환경과 전문교사 배치에 의한 체험 중심 교육을 고려해 인근 작은 학교를 통합 운영하는 적정 규모의 정책이 필요하다. 따라서 맞춤형 통학택시를 통해 10∼20분 내외 등하교가 가능한 읍 또는 교통 중심의 면 지역에 콤팩트타운 개념의 거점학교를 육성해 미래 교육 역량상 필요한 모든 인프라를 갖춘 학교로 집중 관리해야 한다.
농어촌 지역의 작은 학교는 아동복지 중심의 초등 저학년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지역학교’ 개념과 다양한 교육과정이 요구되는 고학년의 경우 면 또는 읍 지역의 ‘거점학교’에서 교육과정을 통합 운영하는 ‘1교 3∼4캠퍼스형 학교’ 개념으로 재배치할 것을 제안한다. 지역학교는 특히 유치원과 초등 저학년 중심 학교로서 방과후 학교시설 개방을 통해 마을교육협력체 구성을 통한 아동 및 노인 중심의 돌봄 기능을 할 수 있다. 또 젊은 청년들이 어린 자녀와 함께 살기 좋은 전원마을의 도서관 중심형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고학년의 거점학교는 학교시설 복합화를 통해 농어촌 소인수 학교에서 경험할 수 없는 국제학교 이상의 예술, 로봇, 문학, 드론, 공예 등 다양한 진로 체험학습이 가능한 교육 환경을 갖춘 학교로 육성하고, 방과후학교 활성화를 통해 사교육 없는 미래 학교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등교육에서 중요시되는 진로 탐색 및 학점제 운영의 정상화 차원에선 단위 학교에서 하기 어려운 자동차, 천체, 스마트 팜, 문학, 지속가능한 미래 지구환경 체험 등과 같은 교육 활동을 위해 폐교 등을 활용해 도시 학교 학생들과 통합교육과정을 하는 체험학교로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기존 학교시설을 일부 교과수업과 함께 일정 기일 숙박이 가능한 기숙사로 전환해야 한다. 이와 함께 외부 젊은 층 유입에 필요한 청년 주거단지를 혼합배치함으로써 작으나마 지역사회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금까지 제시된 정책은 다수의 작은 학교 운영비와 기존의 노후 학교 개축비 투자 재원 및 일부 지방자치단체 재정을 활용해 추가 재정 투자 없이 실시할 수 있다. 이로써 아동·청소년의 교육 및 돌봄의 질적 수준을 담보하고 지역사회에서 학교가 사라진다는 폐교 우려를 불식할 수 있다. 학교시설 복합화로 인해 부족한 공공인프라를 통합 설치·운영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농어촌 지역에서 도시 학교에 비해 부족했던 체험 중심의 교육 혁신을 이루는 것은 물론 마을 살리기 효과도 동시에 기대해 볼 수 있다.
이재림 한국교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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