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 읽기] 머스크의 수퍼앱 환상
지난주 일론 머스크가 X(옛 트위터)의 모든 이용자에게 연 1달러 요금을 부과하는 구독 모델을 테스트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모든 시장에 적용한 건 아니고, 현재 일부 지역에서만 테스트가 진행 중이지만, 성공적이라고 판단되면 전 세계 사용자에게 확대될 전망이다.
문제는 연 1달러의 의미다. 워낙 작은 액수이기에 신용카드사 수수료나, 새 정책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빠져나갈 사용자들을 생각하면 기업 수익 개선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거나, 되레 손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유료화가 수익과는 무관하며 봇(bot)과 스팸 발송업자를 걸러내기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트위터 시절부터 꾸준히 제기돼온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셜미디어 유료화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한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머리를 긁적인다.
머스크의 진짜 의도는 소셜미디어인 X를 수퍼앱으로 바꾸려는 데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수퍼앱은 중국의 위챗·알리페이처럼 소셜미디어에 각종 결제·금융 기능을 결합한 것이다. 하나의 앱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미국의 테크 기업이 따라 하려고 했지만 아직 성공한 적이 없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수퍼앱으로 만들겠다는 얘기를 오래전부터 해왔다. 그 첫 단추인 연 1달러 요금은 사용자의 신용카드 번호를 얻으려는 수단인 셈이다.
하지만 수퍼앱은 중국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인기일 뿐 선진국 시장에서는 작동하기 힘들다는 견해가 많다. 신용카드가 정착하지 못하고, 은행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 곳이라면 수퍼앱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겠지만, 이미 결제 수단이 잘 발달한 선진국에서 굳이 소셜미디어를 지불 수단으로 사용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사용자들의 신뢰를 잃은 X 같은 앱이 수퍼앱으로 변신할 가능성은 더욱 적다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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