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상군, 가자지구 내 제한적 기습작전 시작”
미국 등 서방국가의 지상군 투입 연기 요청이 나오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밤 가자지구 내에서 무장세력을 소탕하기 위한 제한적인 기습작전을 벌였다고 23일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힌 뒤 “공습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 대원들이 이스라엘군의 침공에 대비해 집결한 곳에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지상 작전 실행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가리 소장은 이어 “물과 식량, 의료장비를 실은 14대의 트럭이 어제(22일) 저녁 라파 검문소를 통해 가자지구 남부로 진입했다”며 “하마스가 구호품을 손에 넣지 못하도록 감시 중이며 이를 막기 위한 작전 준비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까지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은 222명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추가 인질 석방을 위해 지상 작전이 지연되느냐는 질문엔 “인질들을 석방하고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22일 하가리 소장은 “가자지구 분리장벽 서쪽에서 하마스의 공격으로 작전 중이던 병사 1명이 죽고 3명이 다쳤다”고 공개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하마스는 남부 키수핌 인근 가자지구 장벽에서 작전 중이던 이스라엘 탱크와 공병 차량을 향해 대전차 유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하마스 군사조직인 알카삼 여단도 공지를 통해 가자지구 남부의 칸 유니스 동쪽에서 매복을 통해 이스라엘 부대를 격퇴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난 22일 텔아비브 공군사령부에서 “지상전이 최장 3개월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갈란트 장관은 “이 작전은 가자지구에서의 마지막 작전이 돼야만 한다”며 “결국 마지막에는 하마스가 더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는 (레바논의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가 공격 수위를 높이면 “레바논을 석기시대로 돌려놓겠다”고 경고했다.
비록 제한적이긴 하지만 가자지구 내 양측간 무장 충돌은 미 CNN에 따르면 미국이 인질 석방과 가자지구 내 구호물자 반입을 위해 이스라엘에 지상군 진입을 연기하라는 압력을 넣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또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 등 서방 6개국 정상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권을 지지하면서도 민간인 보호 등 인도주의 관련 국제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상군 투입으로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 우려되는 대규모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하마스 측은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지도자 이스마엘 하니예가 이란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가자지구에서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자)가 저지른 잔혹한 범죄를 막을 모든 수단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22일 이란 내부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현재 이란 수뇌부가 헤즈볼라에 국경을 넘어 이스라엘 군사 표적에 대한 제한적 공격을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자국과 연계된 역내 다른 무장단체들에 미국을 겨냥해 수위가 낮은 공격을 하는 것도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가자 보건부는 23일 현재 가자지구에서 모두 508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서유진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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