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세 ‘스마일 레이서’ 전민재, 또 한계 넘었다
그에게 ‘장애’는 걸림돌이 아니다. 나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장애인 육상 간판선수 전민재(46·전라북도)가 주인공이다. 전민재는 23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Asian Para Games·APG) 육상 여자 T36 200m 결선에서 31초27로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따냈다. 전민재는 이번 대회 대한민국 선수단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중국의 쉬이팅(26)이 28초17초로 골인하면서 금메달을 땄다. 그는 자신이 갖고 있던 세계기록을 0.04초 앞당겼다.
전민재는 다섯 살 때 원인 모를 뇌염을 앓아 뇌병변 장애를 얻었다. 어머니 한재영(72)씨가 그의 훈련을 돕고 있다.
전민재는 19세의 나이에 뒤늦게 특수학급이 있는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그는 두 손이 불편하지만, 열심히 공부하는 한편 그림도 그렸다. 그러다 중학교 2학년이던 2003년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육상을 시작했다. 전민재는 그 이후 틈날 때마다 논두렁을 달리며 연습했다.
키 1m49㎝의 단신이지만 그는 각고의 노력 끝에 세계적인 장애인 스프린터로 성장했다. 2012 런던 패럴림픽에서 은메달 2개(100m·200m)를 따냈고, 2016 리우 패럴림픽에서도 은메달(200m)을 목에 걸었다.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에도 출전할 때마다 메달을 따냈다. 2010 광저우 대회에서 은메달 2개(100m·200m)를 땄고, 2014 인천, 2018 인도네시아 대회에서는 잇달아 2관왕(100m·200m)에 올랐다.
어느덧 40대 중반이 됐지만, 전민재는 멈추지 않는다. 이번 대회에서는 자신보다 스무살 어린 금메달리스트 쉬이팅, 서른살 어린 동메달리스트 리시슈앙(16·중국)과 경쟁을 펼친 끝에 4회 연속 메달 획득의 위업을 달성했다.
전민재의 별명은 ‘스마일 레이서’다. 힘든 레이스를 펼친 뒤에도 미소를 잃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26일 육상 100m에 출전,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는 척수·절단·시각·뇌병변 장애인 선수들이 참가하는 최고 권위의 종합 대회다. 22일 개막해 28일까지 일주일 간의 열전을 치른다. 한국은 21개 종목에 345명(선수 208명·임원 137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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