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전남 잇는 ‘남해~여수 해저터널’ 12월 첫 삽 뜬다
5수 끝에 ‘남해~여수 해저터널’이 드디어 착공한다. 해저터널은 경남 남해군 서면과 전남 여수시 신덕동 간 8.09㎞(왕복4차로)를 잇는다. 광양만 해협을 가로지르는 해저터널 구간만 5.76㎞다. 12월 착공해 2031년 개통 목표다. 국비는 6974억원이 투입된다.
23일 남해군에 따르면 남해~여수 해저터널이 개통하면 동·서·남해안을 아우르는 한반도 전체 ‘U’자형 해안도로가 연결된다. 해저터널 사업 대상지가 ‘국내 최장’ 77번 국도의 마지막 단절 구간이어서다. 77번 국도는 총 길이 1239㎞로, 경기 파주에서 부산까지 서·남해안을 따라 ‘L’자로 이어져 있다. 강원 고성에서 동해안을 따라 놓인 7번 국도(총 길이 1192㎞)는 부산에서 77번 국도와 만난다.
이를 두고 남해군은 “로드777의 탄생”이라고 했다. 77·7번 국도를 합쳐 부른 말이다. 군 관계자는 “도로는 단순히 물류 기능뿐만 아니라 지역의 문화적 교류를 활발하게 하고 여행자의 설렘을 충족하는 일종의 영양제 같다”며 “한반도 삼면 해안도로가 모두 이어지면서 또 하나의 관광테마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해저터널이 뚫리면 영·호남은 한층 가까워진다. 남해~여수 간 이동시간이 1시간30분에서 10분으로 줄어든다. 자연경관이 수려한 서부 경남과 여수국가산업단지 등 산업이 발달한 전남 동부가 해저터널로 가까워지면서 물적·인적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남해군은 보고 있다. “영·호남 지역 간 화합”을 상징하는 사업이란 말이 나온다.
특히 해저터널이 서부 경남과 동부 전남의 중심지에 위치, 관광 허브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정부·지자체는 “서남해안 관광벨트 조성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남해~수도권과 접근성도 개선된다. 4시간30분~5시간 걸리던 남해~서울 간 거리가 여수 공항과 KTX역을 이용하면 2~3시간으로 단축되기 때문이다. 군은 이를 기반으로 300만 명의 추가 관광객 유입을 예상하고 있다. 남해에는 매년 500~6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해저터널 개통까지 8년 남은 가운데 남해군은 ‘해저터널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다른 기반 시설 없이 해저터널만 달랑 뚫리면 관광산업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반대로 관광객 급증에 따른 ‘오버투어리즘’(관광지 수용한계 초과) 등 도시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논의도 필요하다.
군은 보다 많은 관광객 유입에 대비, 연계도로망을 확충하는 등 추가적인 도시 기반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경남도와 함께 해저터널과 연결되는 남해군 서면·남면 일원에 대한 개발 계획도 수립 중이다. 남면은 지중해풍 해안경관 관광 거점으로, 서면은 힐링해양레저 관광도시로 각각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남해~여수 해저터널은 지역 주민이 25년을 기다린 숙원사업이다. 1998년 김대중 정부 시절, 남해안 관광벨트 사업을 위해 경남과 전남을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가칭 ‘한려대교’ 건설 계획이 시작이다. 하지만 ‘경제성 부족’으로 2002년·2005년·2011년·2015년 등 4차례나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벽에 가로막혔다. 2021년 예타 조사 기준이 일부 개정, 가중치를 얻으면서 성사됐다.
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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