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대선공약 ‘광주~영암 아우토반’ 깔아주나
제20대 대선이 한창이던 지난해 2월 6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광주와 전남 영암을 잇는 도로를 아우토반(Autobahn) 형식으로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대선을 한 달가량 앞두고 광주·전남 7대 공약 중 하나로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 건설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현재 1시간10분가량 걸리는 광주~영암 간 통행시간을 25분으로 단축하겠다”며 “운전자들은 자동차 한계에 육박하는 시속 200~300㎞의 속도로 달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광주와 영암을 잇는 한국판 아우토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대통령이 최근 광주~영암 간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에 대한 관심을 재차 표명하면서다.
그는 지난 13일 목포에서 열린 제104회 전국체전 개회식에서 한국판 아우토반 건설에 대해 “(광주~영암 초고속도로는) AI(인공지능) 자율주행차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고, 젊은이들에게 기회의 장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판 아우토반은 광주 승촌IC에서 서영암IC까지 47㎞ 구간에 속도에 제한이 없는 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광주에서 영암을 초고속도로로 연결하고 기존 도로(16.3㎞)를 이용해 목포까지 잇는 게 골자다.
전남도는 초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경제발전과 관광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의 아우토반처럼 운전자들이 속도를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체험공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는 100만 명에 달하는 모터스포츠 마니아층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업적인 측면으로는 AI 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차나 슈퍼카 실증 테스트베드로의 활용성이 꼽힌다. 영암 중심의 모터스포츠 거점이 만들어지면 자동차 부품 및 튜닝산업 발전도 기대할 수 있다. F1(포뮬러 원) 경기장이 있는 영암은 ‘스피드 도시’로도 불린다. 전남도는 한국판 아우토반을 토대로 중국·일본의 모터스포츠 마니아를 끌어들인다는 복안이다.
광주시도 초고속도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현재 육성 중인 AI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미래차산업을 실증할 테스트베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광주는 지난 3월 15일 정부의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에 100만 평 규모의 미래차국가산단이 포함됐다. 광주시는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배터리 등 미래차산업을 집적해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한국판 아우토반 사업에 2조6000억원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반대의 목소리도 나온다. 독일 아우토반이 왕복 6차선이라는 점에서 최소 4차선 이상의 도로를 건설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속도로 1차로를 추월차로가 아닌, 주행차로로 여기는 국내 운전자들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초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도로 폭과 제한속도 상향 등 각종 시설·법적기준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것도 과제다. 경찰청 고시에 따르면 현재 국내도로에서는 시속 110㎞가 최고속도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상 고속도로 제한속도는 편도 1차로 80㎞, 편도 2차로 이상 100㎞나 110㎞로 규정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사전타당성조사 용역 결과를 토대로 적정한 최고 제한속도와 도로폭 등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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