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위 인니 대통령 장남, 부통령 후보 지명…‘정치 왕조 구축’ 논란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장남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부통령으로 후보로 선택되면서 ‘정치 왕조 구축’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일간 콤파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현 국방부 장관이자 그린드라당 총재인 프라보워 수비안토(72)는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내년 대선에서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조코위 대통령의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36) 수라카르타(솔로) 시장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대통령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KPU)에 후보 등록을 할 계획이다.
기브란 시장의 부통령 출마가 공식화되면서 정치권에서는 헌법에 따라 3선 도전이 불가능한 조코위 대통령이 자기 장남을 통해 퇴임 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조코위 대통령의 차남이자 헌법재판소장인 안와르 우스만 소장 주도로 선거법 위헌 결정이 내려지면서 기브란 시장이 출마할 수 있게 돼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기존 인도네시아 선거법에 따르면 40세 이상 시민권자에게만 대선 출마 자격이 주어지는데 지난 17일 헌재는 선출직 경험자에 한해 내년 대선에서 후보자 연령 제한 조건을 폐지한다고 판결했다.
이 덕분에 36세인 기브란 시장은 내년 대선에서 부통령 출마가 가능해졌다.
기브란 시장이 프라보워 총재의 러닝메이트가 되면서 프라보워 총재의 당선 가능성도 커질 전망이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다른 두 명의 후보를 11~20% 포인트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조코위 대통령의 지지마저 받게 됐기 때문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임기가 1년 남았지만, 지지율은 80%에 이를 만큼 여전히 인기가 많다.
프라보워 총재는 인도네시아를 32년간 철권 통치한 독재자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전 사위로, 군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2014년과 2019년 대선에 출마했지만 두 번 모두 조코위 대통령에 밀렸다. 하지만 조코위 대통령은 자신의 정적이었던 프라보워를 국방부 장관에 앉혔으며 이번 대선에서 여당 후보를 놔두고 사실상 프라보워 총재를 지지하고 있다.
내년 2월 14일로 예정된 대선은 프라보워 총재, 여당 후보인 인도네시아 투쟁민주당(PDI-P)의 간자르 프라노워(54) 전 중부 자바 주지사, 보수 무슬림의 지지를 받는 아니스 바스웨단(54) 전 자카르타 주지사의 3파전이 될 전망이다.
간자르 전 주지사는 마흐푸드 엠데 정치법률안보 조정장관을, 아니스 전 주지사는 인도네시아 내 최대 이슬람계 정당인 국민계몽당(PKB)의 무하이민 이스칸다르 대표를 각각 러닝메이트로 지명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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