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우디, 디지털 협력 가시화… 尹 "연대하면 지속가능 성장에 기여"(종합)

배경환 2023. 10. 23.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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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립과학기술원 '한-사우디 미래기술 파트너십 포럼' 참석
네이버·삼성 등 사우디 정부 측과 디지털 분야 계약 및 협력안 협의
잠재력 큰 디지털·청정에너지·바이오헬스·우주 등 4대 분야 강조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사우디 과학기술 분야 관계자들을 만나 양국 간 기술 협력과 연대를 강조했다. 이날 네이버와 삼성 등은 사우디 정부와 디지털 분야 협력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올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사우디 왕립과학기술원에서 개최된 '한·사우디 미래기술 파트너십 포럼'에 참석,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가진 한국이 사우디와 함께 연대해 나가면 사우디의 도전적 목표를 함께 이뤄나갈 뿐만 아니라, 세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포스트 오일 시대를 맞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고 한·사우디 양국의 공통 관심 분야인 에너지·디지털·바이오·우주 분야에서 연구개발과 이를 기반으로 한 산업 간 연대·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윤 대통령은 캐나다(토론토대), 스위스(스위스연방공대), 미국(MIT), 프랑스(소르본대) 등 주요 해외 순방시마다 각국의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을 찾아 과학기술에 기반한 연대 강화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포럼에도 건설·자원 협력과 함께 양국 미래 협력의 지평을 과학기술 분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참석했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사우디는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경제·사회 시스템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개혁 작업을 추진 중"이라며 "이미 우리나라 선도기업들과의 협력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국 간 협력 확대를 위한 분위기도 조성됐다. 네이버는 사우디 주택부와 체결한 국가 차원의 포괄적 디지털 전환 협력 MOU(업무협약)에 이어 사우디 주요 5개 도시에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 운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 역시 5G 기술을 바탕으로 사우디 에너지 기업들과 디지털 네트워크로의 전환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최 수석은 "네옴시티와 같은 첨단도시 프로젝트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디지털 기술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좋은 테스트 베드이자 시장"이라고 부연했다.

청정에너지와 바이오헬스 기술협력 외에도 우주협력 분야 역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지난 6월, 기존 우주위원회를 정보통신기술부 소속 우주청으로 개편하고 여성 우주인을 배출하는 등 우주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양국은 앞으로 출범할 우리나라의 우주항공청과 함께 미국 NASA의 아르테미스 달탐사 프로젝트, 우주 탐사, 인공위성 개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역시 대덕연구개발특구로부터 시작된 한국의 과학기술 진흥 정책과 성과를 소개하며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저탄소 산업구조 개편에 힘쓰고 AI(인공지능), 바이오헬스, 우주 분야를 새로운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사우디 정부에는 "미래 성장 잠재력이 크고 타 산업에 대한 파급 효과가 큰 4대 분야(디지털·청정에너지·바이오헬스·우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가진 한국이 사우디와 함께 연대해 나가면, 사우디의 도전적 목표를 함께 이뤄나갈 뿐만 아니라, 세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포럼이 양국 연대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초석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포럼 참석에 앞서 윤 대통령은 행사장 한편에 마련된 사우디의 주요 연구성과 전시부스를 참관했다. 이 자리에서 사우디 최초 우주인이 수행한 우주정거장 실험, 사우디의 가상병원 시스템, 반도체 관련 연구성과 등을 소개받았다. 이날 포럼에는 사우디의 압둘라 알 스와하 통신정보기술부 장관(KACST 이사회 의장), 칼리드 알 팔레 투자부장관, 무니르 엘데소키 KACST 원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이우일 부의장, 한국과학기술원 이광형 총장을 비롯해 한-사우디 주요 연구자 및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리야드=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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