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 시 고용 유지 지원

EU 기업결합 승인과 내부 우려 해소시키는 목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각사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하게 될 경우, 인수하는 측이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하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 승인을 받고 매각해야 하는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소속 직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항공업계 고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이같은 조건을 담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의서를 오는 30일 개최되는 이사회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이날 아시아나항공도 이사회에서 화물사업 분리 매각 건에 대한 결정을 내리고 해당 합의를 검토한다고 했다.

양사의 합병은 미국, EU, 미국, 일본 등 경쟁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특히 EU는 ‘유럽 화물 노선에서의 경쟁 제한’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EU를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일반노조와 일부 조종사들도 고용 문제를 우려해 합병에 반발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EU 집행위와 내부 직원들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출해야 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EU집행위에는 ‘기업결합 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을 매각하겠다’는 조건부 매각 계획을 시정 조치안에 담아 전달하고, 앞으로 기업결합 승인이 이뤄지면 화물사업 인수 측과 ‘고용 보장 및 처우 개선’을 전제로 한 화물사업 매각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한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초기부터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다는 의지를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2020년에도 소속 직원들의 고용 유지를 조건으로 기내식기판사업을 분할 매각한 선례가 있다. 항공업계의 불황기였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대한항공은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사업을 운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