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있는 유전자 미발견...유전이 아닌 동성애

최경식 2023. 10. 2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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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증 연구로 동성애 비유전성 드러나
동성애 연관성 높은 유전자 미발견
부정적 외부 영향으로 유발 가능성
미디어 환경 개선, 학교 교육 급선무
게티이미지뱅크.


1990년대 학계와 사회를 뒤흔든 두 개의 동성애 관련 연구논문이 있었다. X-염색체 일부, 즉 Xq28이 동성애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과 일란성 쌍둥이의 동성애 일치율이다. 추후 이 연구들은 반박돼 힘을 상실했지만, 동성애자들은 아직까지도 이를 근거로 ‘동성애=유전’ 주장을 펼치고 있다.

동성애가 유전이라는 공식은 동성애자들에게 큰 힘을 실어주는 무기가 된다.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행동양식이라면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에 병리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결국 동성애는 정상이며 차별을 받을 이유도 없다는 논리로까지 발전한다.

실증연구 통해 증명된 동성애 비유전성
동성애가 유전이 아니라는 사실은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 드러났다. 현재 유전연구에서 인간이 갖는 모든 유전 정보를 연관분석하는 ‘게놈연관연구(Genome-wide Association Study·GWAS)’ 기술이 발달하고 있다. 이 기술을 통해 동성애와 연관성이 높은 유전자 변형체를 찾아내려는 시도가 있었다.

먼저 지난 2012년 미국 유전자 검사 관련 기업인 ‘23andMe’의 드라반트 연구원 등이 23세 이상 남녀 동성·이성애자 2만3874명을 대상으로 게놈연관연구를 시행했다. 그 결과 X-염색체 상에서는 물론 전체 유전정보 상에서도 동성애와 관련된 유전인자를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 2017년 미국 노스쇼어대 의대 샌더스 교수 등도 유럽계 인종의 후손들인 남녀 동성·이성애자 2308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했다. 여기서도 동성애와의 관련성에서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한 유전인자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놈연관연구의 하이라이트는 2019년에 벌어졌다. 당시 하버드대, 케임브리지대, 헬싱키대 등에 소속된 국제공동연구진이 영국과 미국에서 46만9427명에 달하는 동성·이성애자들에 대한 게놈연관연구를 시행했다. 사상 최대 규모로 시행된 연구였던 만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결과는 앞선 연구들과 거의 비슷했다. 단일 동성애 유전자는 없었다. 다만 동성애 행동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5개 유전자 변이를 발견했다. 그런데 실제로 이들 유전자의 동성애 관련 영향력은 극히 미미했고 우울증, 조현병(정신분열증), 양극성 장애, 대머리, 후각 등과 더 긴밀히 연관됐다. 김준명 연세대 의과대학 명예교수는 23일 “5개 유전자 변이는 동성애 행동의 1%를 설명한다”며 “즉 이 5개의 유전자를 모두 가진 사람이 동성애자가 될 확률은 100명 중 1명에 불과하며, 결론적으로 해당 연구에서도 동성애의 유전성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신사회적 관점에서 본 동성애
실증 연구를 통해 동성애의 비유전성이 증명된 만큼 동성애를 유발하는 원인을 후천적인 측면에서 찾아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신분석가들은 동성애가 ‘정신성 발달 또는 인격 발달의 중단’ 때문에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즉 동성애를 부정적인 외부 영향으로 인해 정신 기능이 미성숙한 상태에서 나온 행동으로 보는 것이다.

민성길 연세대 의과대학 명예교수는 “소아기의 불우한 경험 내지 역경의 경험, 다시 말해 성적 트라우마, 불우한 가정환경, 가난, 이성에 대한 공포 등이 인격 발달 과정에 큰 악영향을 미쳐 동성애를 유발한다는 연구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12년 미국에서 시행된 ‘청소년에 대한 전국 종단연구’에 따르면 18~27세 젊은 동성애자 227명은 이성애자들보다 과거 소아기 학대, 불우한 주거 문제 등을 훨씬 많이 겪었고 양성애자 245명도 비슷한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미국 밴더빌트 대학 연구팀이 18세 이전 동성·이성애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다기관 연구를 시행한 결과 소아기에 부정적인 경험을 한 동성애자 비율이 이성애자 비율보다 20%포인트 더 높게 나타났다.

현재 동성애에 속해 있더라도 상담이나 정신치료가 잘 이뤄지면 다시 이성애로 돌아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 교수는 “동성애가 선천적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은 곧 동성애가 얼마든지 후천적으로 치유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며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를 진단하고 꾸준히 치유 과정을 밟아나가는 게 중요하다. 실제로 탈동성애에 성공한 사례도 많다”고 전했다.

‘동성애=유전’ 허구 바로잡아야
아직도 한국 사회에는 동성애가 유전이라는 인식이 적잖게 퍼져있다. 이에 올바른 사실을 널리 알리는 게 중요한 과제다. 무엇보다 편향된 모습을 보이는 미디어 환경 개선과 제대로 된 학교 교육이 급선무로 여겨진다. 아울러 교회에서도 동성애와 관련된 사실들을 교인들에게 전파하고 소아청소년들에게 적절히 교육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길원평 한동대 석좌교수는 “거짓을 참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라며 “우리 사회가 미혹에 빠지지 말고 바른 진리 위에 굳건히 설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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