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카뱅도 '흔들'…카카오 공화국 어디로
[한국경제TV 박해린 기자]
<앵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종 혐의를 받고 있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된 가운데
앞서 보신 것처럼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센터장을 7시간째 조사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공화국이 어떻게 되는지 우려가 큰 상황인데요.
이어서 자세한 내용, 박해린 산업부 기자와 다뤄보겠습니다.
박 기자, 카카오 분위기 어떻습니까?
<기자> 뒤숭숭한 분위기입니다.
김범수 창업자에게까지 칼 끝을 겨누는 이 상황이
블랙아웃 사태 때보다 더 심한, 2006년 창사 이후 가장 큰 위기라는 얘기가 임직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창업자인 김 센터장의 혐의까지 입증될 경우 카카오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SM엔터 인수도 물거품이 되는 겁니까?
<기자> 카카오 관계자는 이미 SM엔터와의 물리적 결합은 끝났고, 독과점 여부만 따져 볼 공정위의 기업 결합만 남은 상태기 때문에
혐의가 입증되더라도 인수가 물거품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공정위는 심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을 아끼고 있는데요.
업계에선 공정위도 사법 리스크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고, 심사 결과는 올해를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전례가 없는 사안이기 때문에 누구도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사안으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카카오뱅크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보유하고 있고 한국투자증권은 이보다 딱 한 주 적게 들고 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법에 따르면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이나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하는데
양벌규정에 따라 시세조종 관련자의 행위를 법인까지 적용할 경우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10%만 남기고 처분해야하고,
이 경우 대주주 지위는 2대 주주인 한국투자증권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다만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분 매각설에 대해 "카카오 법인의 범죄 협의도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 카뱅의 대주주 교체를 논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다른 사업들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카뱅을 떼어놓고 보더라도 계열사 신사업 확장에 제동이 불가피할 것이란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카카오는 내수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복합 테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비욘드 코리아, 비욘드 모바일'을 비전으로 삼고 있는데,
여기에서 핵심은 공격적인 투자입니다.
당장 배 대표 구속으로 투자 결정권자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이번 사안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SM엔터와 카카오엔터를 비롯해 카카오뱅크,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등 신성장동력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단 의견이 나옵니다.
<앵커> 투자 컨트롤 타워의 공백이 치명적이군요.
구속된 배 대표는 이제 어떻게 됩니까?
<기자> 특사경은 이번주 배 대표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만약 1심 판결에서 유죄가 나오더라도 카카오가 항소심, 상고심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요.
대법원 결과가 나오기까지 수년, 길게는 10년까지도 걸릴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입니다.
재판이 장기화된다면 결론이 당장 나오진 않겠지만, 카카오를 둘러싼 리스크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카카오,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는데요.
SM 인수전을 거치며 과도하게 비싸게 샀다는 점에 사실상 가장 피해를 본건 카카오의 200만 개인 주주들인데, 사법 리스크로 사업 차질을 빚어 결국 주주들에게 더 큰 피해로 이어진다는 염려도 나옵니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카카오, 시장의 눈이 검찰과 특사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해린 산업부 기자였습니다.
박해린 기자 hlpar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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