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 사자' 7년 외톨이도 끝났다…암사자 '도도'와 합사 성공 [영상]
최종권 2023. 10. 2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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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동물원 ‘바람이’ ‘도도’ 합사 성공
지난 7월 김해 부경동물원에서 청주동물원으로 이사한 수사자 바람이(19)에게 친구가 생겼다.
청주동물원은 23일 바람이를 암사자 도도(12)와 한 우리에 넣었다. 바람이는 사람 나이로 100세에 가까운 늙은 사자다. 부경동물원에서 지낼 때 뼈만 앙상하게 남은 모습 때문에 ‘갈비 사자’로 불렸다. 새로 얻은 이름은 “더 좋은 삶을 살기를 바란다”는 의미로 청주동물원에서 지어줬다.
바람이는 이날 도도와 합사에 성공하면서 7년 만에 친구를 얻게 됐다. 2004년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난 바람이는 2016년부터 부경동물원에서 홀로 지냈다. 콘크리트 바닥으로 된 실내 전시장에 갇혀 있다 보니 관절에 무리가 가고 제대로 운동을 할 수 없었다. 동물단체 등은 “사자를 구해달라”는 구호 요청을 지속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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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회복한 바람이 하루 4㎏ 식사
이날 오후 3시쯤 동물원 관계자가 바람이가 지내던 방사장 문을 열어 도도와 만나게 했다. 바람이가 도도에게 다가가 자리에 앉자, 도도가 ‘으르렁’ 거리거나 배를 드러내는 행동을 보였다. 김정호 청주동물원 수의사는 “몇차례 합사 훈련을 해서 그런지 경계하는 모습은 없는 거로 보인다”며 “도도가 가장 약한 부분인 배를 보이며 벌러덩 눕는 것으로 봐서 바람이를 적으로 인식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바람이가 지내게 될 새 공간은 도도와 다른 수사자 먹보(20)가 지내던 곳이다. 청주동물원은 합사를 위해 지난 3개월간 채취 적응과 교차 방사, 근거리 대면 등 훈련을 진행했다. 당초 3마리를 모두 합사할 계획이었으나, 먹보가 지난 11일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바람이와 도도만 남게 됐다. 청주동물원 관계자는 “야생에서 무리 생활을 하는 사자 특성상 심리적 안정을 위해 조속한 합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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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사자 도도, 바람이 경계 안해”
바람이와 도도는 나무와 흙바닥으로 구성한 1075㎡ 크기 야생동물 보호시설에서 지낸다. 자연환경과 유사하게 만들어 높은 곳을 오르내리며 간단한 놀이도 가능하다. 바람이 건강은 양호한 편이다. 관절이 좋지 않지만, 걷는 데는 문제가 없다. 하루 4㎏ 분량의 닭과 소고기를 먹는다고 한다.
청주동물원은 “합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져 동물원을 찾는 관람객들도 주방사장에서 활동하는 바람이를 만날 수 있게 됐다”며 “바람이가 편안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공영동물원으로서 역할을 다 하겠다”고 했다. 청주동물원에는 70종, 376마리 동물이 있다. 이곳은 야생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동물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부리가 휘어진 독수리, 도심에서 발견된 붉은여우 등이 이곳에서 보살핌을 받고 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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