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흑연 수출 통제…2차전지 소재 공급망 다각화 시급해졌다

김소은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economy09@mk.co.kr) 2023. 10. 2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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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DB)
중국이 이차전지의 핵심 원료인 흑연에 대한 수출 통제에 나섰다. 대상은 고순도·고강도·고밀도 인조흑연과 천연 인상흑연인 구상흑연·팽창흑연 등 3종이다. 중국은 지난 20일 이들이 군수용 전환이 가능한 품목이라면서 이번 조치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국제적인 비확산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의 설명과는 달리 최근 발표된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에 대한 맞불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부는 중국의 발표 직후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고 미국 정부도 중국 발표 이후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회복력 있는 핵심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는 국내 이차전지업계에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흑연은 이차전지의 4대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의 핵심 재료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이 재료의 93.7%를 중국에서 수입했다. 정부는 중국의 조치가 수출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고 발표하며 수출 허가 절차를 강화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수출 통제를 계기로 수입선 변화를 줘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수출 통제는 당장 한 달 반 뒤인 12월에 예고됐다. 정부는 그 전에 최대한 재고를 확보하고 중국과 협의해 영향 최소화, 공급 다변화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내년으로 예정된 국내 인조흑연 생산 공장 가동을 최대한 앞당기고 탄자니아 등 제3국 광산과의 장기 공급 계약이 조기에 이행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런 공급망 다변화는 최소 1~2년 걸리고 남은 흑연 재고량이 45일 치에 불과하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럽연합(EU)에 따르면 주요 산업에 쓰이는 핵심 원자재 51종 중 33종은 중국이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그 의존도가 70~100%(리튬, 니켈, 코발트, 흑연, 망간 등)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단기적 대책 마련과 함께 장기적, 근본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에 23일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TF(Task Force)팀을 꾸려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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