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간담 서늘케 한 하재훈 "SSG는 뒤집을 힘 있어, 웃으며 창원행 버스 탄다" [준PO2]

김지수 기자 2023. 10. 23. 16: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SSG 랜더스 외야수 하재훈이 커리어 첫 가을야구 홈런을 쏘아 올린 이튿날에도 팀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반드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적지로 넘어가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해 달리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하재훈은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승제, NC 다이노스 1승) 2차전 NC와 경기에 앞서 "1차전에 팀 승리를 위해 뭐든지 해내겠다는 각오로 들어갔는데 결과가 너무 아쉽다"며 "오늘 게임은 꼭 이겨야 한다. 그래도 전날 내 홈런으로 팀이 반등할 수 있는 발판이 어느 정도 됐을 것 같다"고 말했다.

SSG는 전날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NC에 3-4로 석패했다. 선발투수 엘리아스가 7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타선이 찬스 때마다 득점에 실패하면서 좀처럼 승기를 잡지 못했다.

외려 0-0으로 팽팽히 맞선 8회초 1사 1루에서 호투하던 엘리아스가 피홈런 한방에 무너졌다. 대타 김성욱에 2점 홈런을 허용하면서 경기 흐름이 NC 쪽으로 급격히 쏠렸다.


SSG는 곧바로 이어진 8회말 1사 2·3루 찬스에서 최정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로 한 점을 만회했지만 계속된 2사 2루에서 에레디아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9회초에는 노경은, 서진용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까지 무너졌다. 제이슨 마틴과 서호철에 1타점 적시타를 내줘 스코어가 1-4까지 벌어졌다. SSG가 힘없이 무릎을 꿇는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SSG는 마지막까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9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한유섬이 NC 마무리 이용찬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쳐내며 반격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하재훈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았다. 원 스트라이크에서 하재훈의 2구째 129km짜리 포크볼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의 2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하재훈을 6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전시킨 김원형 SSG 감독의 믿음은 이 한 방으로 보답받았다. 하재훈은 타자 전향 2년차를 맞은 올 시즌 77경기 타율 0.303(201타수 61안타) 7홈런 35타점 11도루 OPS 0.842로 호타준족 외야수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SSG는 비록 하재훈의 홈런 이후 추가점을 얻지 못해 1점 차 석패로 고개를 숙였지만 상대 마무리 투수를 흔들어 놓은 점은 분명 수확이었다. 하재훈도 타자로서 처음으로 밟은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자신감을 얻게 됐다.

하재훈은 "무사에서 2점을 따라붙는 홈런이라서 동점으로 이어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1점 차로 져서 너무 아쉬웠다"며 "홈런 자체는 기분이 좋았지만 동점 홈런이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을 것 같다. 모두 다 한 마음으로 팀 승리만 생각하고 있는데 2차전에서는 내가 아니라 다른 누구라도 홈런을 꼭 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재훈은 일본 독립리그 시절이던 2018년 이후 SK(현 SSG)에 입단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투수로만 활약하면서 3년 넘게 손에서 배트를 놨었다. 하지만 2021 시즌 종료 후 구단에 타자로 뛰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코칭스태프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투수가 아닌 외야수로 다시 태어났다.

하재훈의 타자 전향은 현재까지 매우 성공적이다. 지난해 60경기 타율 0.215(107타수 23안타) 6홈런 13타점으로 가능성과 경쟁력을 보여줬다면 올해는 1군에서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성적을 찍었다. '타자'로서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도 떨지 않고 과감하게 배트를 돌리며 하재훈 특유의 '강심장' 기질을 발휘했다.

하재훈은 "작년에 KBO 첫 홈런을 쳤을 때는 너무 오랜만이서 뭔가 어안이 벙벙한 느낌이었다"며 "전날 준플레이오프 1차전 홈런은 제발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2차전부터 이기면 된다. 우리가 1차전에서 초반 찬스를 못 살린 것도 있지만 타자들의 감각은 나쁘지 않았다.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게 너무 많았다"며 "타자들의 컨디션에 비해서 많은 득점을 얻지 못했지만 2차전은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팀 분위기도 전혀 가라앉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재훈은 SSG가 2차전부터 분위기를 반전시켜 KT 위즈가 기다리고 있는 플레이오프에 오를 것이라고 믿고 있다. 지난해 정규리그 1위로 맞았던 한국시리즈에서도 키움 히어로즈에 1차전을 졌지만 최종 4승 2패로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던 기억을 되새기는 중이다.

하재훈은 "우리가 꼭 시리즈를 뒤집었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아직 힘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앞으로 3번을 더 이기면 된다"며 "3~4차전이 열리는 창원(NC의 홈 구장)까지 가는 길이 정말 멀다. 웃으면서 버스를 타고 창원으로 내려가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SSG는 이날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추신수(지명타자)-최주환(2루수)-최정(3루수)-에레디아(중견수)-한유섬(우익수)-하재훈(좌익수)-박성한(유격수)-김성현(2루수)-김민식(포수)으로 이어지는 타선이 NC 선발투수 송명기를 상대한다.

하재훈은 올 시즌 NC전 11경기에서 타율 0.294(34타수 10안타) 1홈런으로 강했다. 송명기를 상대로는 1차례 대결을 펼쳐 범타로 물러났다.

SSG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에이스' 김광현이 선발투수로 출격한다. 김광현은 2023 시즌 30경기 9승 8패 평균자책점 3.53의 성적을 기록했다. NC전에서는 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3.31로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