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부터 '막강 전력' SK-KCC, 슈퍼팀 위용 이어갈까
[이준목 기자]
▲ SK, 프로농구 개막전서 정관장에 쾌승…워니 개인 역대최다 46점 21일 경기도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개막전 안양 정관장과 서울 SK 경기에서 SK 자밀 워니가 백코트하고 있다. 이날 서울 SK는 개인 역대 최다인 46점을 폭발한 자밀 워니의 활약에 힘 입어 디펜딩 챔피언 안양에게 89-74로 승리했다, (KBL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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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서울 SK와 전주 KCC는 2023-2024시즌을 앞두고 나란히 '2강'으로 예상됐다. SK는 지난 시즌 준우승 멤버인 'MVP 듀오' 김선형-자밀 워니에 FA가 된 특급 빅맨 오세근을 데려오며 전력을 업그레이드했다. KCC는 허웅-이승현-라건아에 SK에서 FA로 풀린 최준용을 영입하며 호화전력을 구축했다. KBL 역사에 손꼽힐 만한 '슈퍼팀'이 한 시즌에 두 팀이나 동시에 탄생한 것도 전례가 드문 일이었기에 더욱 화제가 됐다.
기대에 걸맞게 SK와 KCC는 시즌 개막 초반부터 막강한 전력을 과시하며 명불허전을 증명하고 있다. SK가 먼저 주말 개막 2연전을 모두 잡고 단독 선두로 치고 나섰다. 10월 21일 열린 디펜딩챔피언 안양 정관장과의 원정 개막전이자 챔프전 리벤지 매치에서 89-74로 설욕했고, 이튿날 열린 22일 잠실 홈 개막전에서는 수원 KT마저 85-80으로 따돌렸다.
승리의 주역은 단연 자밀 워니였다. 지난 두 시즌 연속 최우수 외국선수상을 석권하며 현재 KBL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워니는 개막 2경기에서 무려 72점을 몰아치며 건재를 과시했다.
워니는 정관장 전에서 46점 11리바운드로 KBL에서 개인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KT전에서도 26점 13리바운드로 2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달성하며 야투 성공률은 무려 61.4%에 이른다. KBL에서 장수 외국인 선수로 오랫동안 활약하며 충분히 분석되었음에도 여전히 알고서도 막기 힘든 선수라는 게 워니에 대한 평가다.
김선형과 오세근은 비시즌간 각각 국가대표 차출과 부상 등의 영향로 아직 베스트 컨디션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베테랑답게 고비마다 특유의 농구센스로 어시스트-스크린-받먹기 득점 등을 해주며 골밑과 외곽에서 팀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오재현과 허일영의 3점슛, 아시아쿼터로 합류한 고메즈 드 리아노의 돌파와 속공은 워니에게 집중된 공수 의존도는 분산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SK의 약점은 오세근-김선형-허일영 등 주축 선수들의 연령대가 높다는 점이다. 이로 인하여 KCC로 이적한 최준용으로부터 '노인즈'라는 디스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만큼 스스로 완급조절이 가능한 베테랑들의 노련미와 경험, 저마다 확실한 강점을 갖춘 벤치멤버들의 조합은 SK가 결코 워니만의 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에 안영준이 군복무를 마치고 11월 20일에 합류하면 SK의 전력은 더욱 두터워질 전망이다.
▲ 'KBL 컵대회 MVP' 알리제 드숀 존슨 15일 전북 군산월명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CC와 울산 현대모비스의 '2023 MG새마을금고 KBL 컵대회' 결승에서 부산 KCC가 우승했다.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알리제 드숀 존슨이 트로피를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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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22년 만에 전주에서 부산으로 연고지를 이전한 KCC는 22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홈 개막전에서 서울 삼성을 106-100으로 제압하고 새 집에서의 기분좋은 첫 출발을 신고했다.
KCC는 정규리그 개막에 앞서 벌어진 2023 MG새마을금고 KBL 컵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첫 공식대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KCC는 조별리그에서 1위로 4강에 진출해 토너먼트에서는 수원 kt-울산 현대모비스를 모두 제압하고 창단 후 첫 컵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삼성과의 정규리그 개막전까지 포함하면 현재 공식경기 5연승 무패행진이다.
SK에 워니가 있다면 KCC에는 알리제 존슨이 있다. 올시즌 KCC에 새롭게 합류한 존슨은 지난 컵대회에서 4경기 평균 29분 53초를 소화하며 25.3점 11.8리바운드 5.3어시스트의 맹활약으로 팀 우승을 이끌었고 대회 MVP에 선정됐다. 정규리그 개막전에서는 22분 20초만 뛰고도 16점 11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달성했다.
존슨과 최준용의 합류는 KCC의 팀 컬러를 바꾸어 놓았다. 두 선수는 모두 2미터의 장신포워드에 높이와 스피드, 기술을 겸비한 장신 볼 핸들러라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존슨과 최준용의 합류로 KCC는 더 빠르고 역동적인 농구를 구사할 수 있게 됐다.
현재 KBL 최고령 사령탑인 전창진 감독은 골밑을 위주로 한 보수적인 정통농구를 선호하는 대표적인 지도자였지만, 올시즌에는 달라진 선수구성에 맞춰 농구철학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개성이 강하기로 유명한 최준용을 영입한 것부터, 빅맨이 아닌 포워드 유형의 존슨이 라건아를 제치고 사실상 에이스 1옵션으로 올라선 것, 속공 찬스에서도 확률높은 2점보다 과감한 3점을 주저하지 않는 것은 이전의 전창진 농구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장면들이다.
KCC는 정규리그 시즌 초반 최준용이 내전근 부상으로 결장하는 악재가 발상했지만, 존슨이 공백을 잘 메우며 빈 자리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존슨이 내외곽을 휘저으며 만들어내는 공간을 활용하여 허웅·정창영·이근휘·이승현 등이 더 적극적으로 슛찬스를 포착할 수 있었다.
다만 SK는 오세근의 팀 적응과 EASL(동아시아 슈퍼리그) 조별예선을 병행하는 빡빡한 일정, KCC는 최준용의 불안한 몸상태와, 급박하게 진행된 연고지 이전으로 인한 홈구장 대관문제로 라운드별 불규칙한 일정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각각 변수로 지목된다. 두 팀의 올시즌 첫 맞대결을 보려면 12월 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경기까지 약 한 달여 이상을 기다려야만 한다. 두 팀 모두 올시즌 슈퍼팀다운 위용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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