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시대, 쉬는 것도 투자다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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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10년물 채권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에도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4.2~4.3% 수준이던 미국 10년 금리는 최근 5%에 근접한 수준까지 급격히 상승했는데, 한국 10년물 국채금리 역시 3.9% 수준에서 4.3% 수준까지 빠르게 올라갔다.
시장금리 상승은 전세나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대출상품금리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10월 들어 달라진 거시경제 환경 속에 부동산 시장은 다시 경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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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10년물 채권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에도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4.2~4.3% 수준이던 미국 10년 금리는 최근 5%에 근접한 수준까지 급격히 상승했는데, 한국 10년물 국채금리 역시 3.9% 수준에서 4.3% 수준까지 빠르게 올라갔다. 시장금리 상승은 전세나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대출상품금리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10월 들어 달라진 거시경제 환경 속에 부동산 시장은 다시 경색되고 있다.
올해 강세장 분위기 속에서 거래량이 반등했던 서울시 거래량 역시 8월 3800건, 9월 3200건에서 10월은 3000건을 하회할 것이 높은 확률로 예상된다. 9월까지는 특례보금자리론을 포함해서 50년 만기 주담대 등 DSR을 우회할 수 있는 대출상품들이 제공되며 시장에 수요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10월부터는 달라진 것이다.
여기에 2024년 선거를 대비하는 총선 모드에 돌입하면서 정치적 변수들도 발생하는 시기가 됐다. 자연스럽게 시장에는 정치적, 경제적, 금융적 측면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관망세가 나타나고 있고, 이것이 다양한 지표와 통계에 잡히고 있다.
시장이 관망세로 들어가게 된다면, 앞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중요하게 봐야 할 지표는 무엇일까? 아마도 2022년부터 국내 가계에 도입된 DSR(총부채 원리금상환비중)일 것이다. DSR은 대출총량이 아니라, 대출잔액*대출금리/대출만기에 따라서 증감이 결정되는 구조다. 가령 대출이 증가해도 DSR은 상승하지만, 대출이 감소하더라도 금리가 더 큰 폭으로 상승하면 DSR은 증가한다. 또 대출만기를 길게 연장하면 연간 원리금 부담액이 감소하므로 DSR이 낮아지는 구조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현재의 금리 재상승 국면은 DSR을 높이는 요소로 작동할 것이어서, 국내 가계의 주택수요를 대거 위축시키는 형태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여러모로 시장은 다시 한번 냉각기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오피스텔 캡레이트(Cap rate, 자본환원률)는 4.2%로 상업용 부동산 대출금리보다 낮다. 현재 상업용 부동산을 대출받아서 사는 것은 현금흐름 측면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서울의 전월세전환율도 4.8%인데, 전세가격의 두배가 매매가격이므로 서울 주택의 캡레이트는 2.4% 수준이 된다. 이런 국면에선 부동산이 현금흐름의 목적이 아니라, 차익이 기대되어야만 매수를 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높아진 금리는 조달 비용과 부동산 보유비용을 높여서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과거 대부분의 투자전략은 결국 낮아지는 금리로 인해서 전세가격/매매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형태로 나타나면서 부동산 보유자들에게 자산가격 측면에서 수익으로만 작동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금리 재상승은 다소 다르다. 보는 사람마다 그 정도를 다르게 해석하겠지만, 그 누구도 금리가 ‘제로’로 갈 것이라고 확신을 갖고 얘기하고 있지는 않다. 어쨌거나 높은 수준의 금리를 당분간은 감내해야 한다.
이러한 고금리 시기에 DSR로 인해서 대출수요가 위축될 환경에서,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한국 부동산은 사실 매우 어려운 투자 대상이 됐다. 너무 어렵고 복잡할 때는 쉬는 것도 좋다. 현금도 투자라는 말이 있듯이, 무리하게 주택을 구입하기보다는 다소 기다릴 줄 아는 여유를 가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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