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지역구에 친명 OOO'…개딸들 이런 글에 친명 "영광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이 최근 총선게시판을 신설하고 지역구별 친(親)이재명계 줄 세우기에 나섰다.
‘재명이네 마을’은 지난 17일 ‘민주당 총선승리’라는 카테고리 아래 지역별 총선게시판을 신설했다. 카페 매니저는 공지글을 통해 “다가올 총선에 대비해 지역구별 출마 예상·예정·거론자 등을 정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호감·비호감 상관없이 사진 1장과 기본 프로필을 필수로 넣고 있다”며 “특별히 후보자가 여러 명인 경우나 필요에 따라 기본 정보 외 추가 정보를 첨부하도록 애쓰고 있다”고 했다.
총선게시판은 서울·부산 등 광역지자체 단위로 구분돼 총 13개(광주전남 등 일부 병합)가 개설됐다. 게시글 작성 권한은 카페 매니저에만 있는데, 23일 현재 게시글이 채워진 게시판은 서울·인천·경기·부산 등 4개다. 게시글 제목엔 ‘[마포을]정청래(3선)’ 식으로 지역구명과 현역 의원을 열거했다. 지역구 도전자가 있는 경우엔 ‘[마포갑]노웅래(4선)지역구, 김빈’ 식으로 현역 의원 이름 뒤에 도전자 이름을 달아놨다.
명단을 기계적으로 열거해둔 것 같지만, 게시글의 내용은 그렇지 않다.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전혜숙 의원의 지역구인 광진갑이 대표적인 예다. ‘[광진갑] 전혜숙(3선)지역구, 이정헌, 박성오, 오현정’ 라는 제목의 이 글 첫 내용은 JTBC 앵커 출신으로 지난 대선 이재명 캠프에 합류했던 이정헌 전 선대위 대변인 사진이다. 이 전 대변인의 연락처 등이 담긴 명함 이미지, 네이버 프로필, 카페 회원 인증 캡처본이 이어진 뒤 박성오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 오현정 전 서울시 의원 등이 다른 원외 도전자들이 소개됐다. 현역인 전혜숙 의원은 제일 뒤에 사진 한장과 네이버 프로필 캡처본 한장을 실었다.
이 게시글엔 “아 전혜숙 너무 싫어요”, “일단 전혜숙 아웃!!”, “이정헌에 1표” 같은 댓글이 달렸다. 이 전 대변인이 “따뜻한 격려와 응원 늘 감사드린다. 최선을 다해 바른길 옳은 길 가겠다”고 직접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카페 회원들은 “결선투표제를 반드시 시행하라. 결선투표제가 없으면 수박(겉과 속이 다른 국회의원을 뜻하는 은어) 퇴치가 어렵다”라거나 “이정헌님과 오현정님, 한 분이 다른 수박 지역구 가시면 안 되나”라는 등 이른바 ‘친명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는 의견을 남겼다.
비(非)이재명계 다른 의원들 지역구 게시글도 마찬가지다. 윤영찬 의원 지역구인 성남중원 게시글을 클릭하면 도전자인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사진이 제일 먼저 나온다. 현 부원장이 큰 격차로 윤 의원을 앞선다는 여론조사 기사와 함께, 현 부원장이 윤 의원 이름으로 지은 삼행시 ‘윤영찬 의원에게 묻고 싶습니다/ 영원히 무기명 뒤에 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찬성한 것이 맞지요? 체포동의안에’까지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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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욱 의원 지역구인 화성을 게시글엔 지역구 도전자인 진석범 동탄복지포럼 대표가 이재명 대표를 병문안하면서 찍은 사진을 제일 먼저 올렸다. 카페 회원들은 “오래 묵어 냄새나는 멸치대갈 떼고, 사람 향기나는 찐석범으로 가야죠” 같은 공천 요구 댓글을 달았다. 진 대표도 “감사하고 영광이다. 오늘 더 힘이 나는 듯하다”는 등 댓글을 여러 개 남겼다.
친명계 강경파 의원들은 현역이어도 후한 대접을 받았다. 김용민 의원 지역구인 남양주병 게시글의 첫 내용은 “남양주병에선 친명계 김 의원의 재선을 막을 당내 경쟁자는 보이지 않는다”는 기사 문구다. 꽃다발을 든 김 의원 사진으로 끝난 이 게시글엔 “괜히 개혁 요정이 아니쥬♥”, “개혁요정 있는 곳엔 아무도 오지마♥” 같은 댓글이 40여개 달렸다. 이창우 전 동작구청장, 전병헌 전 원내대표 등이 도전장을 내민 동작갑 게시글에도 ‘친명 핵심’ 김병기 의원의 소개가 가장 먼저 나왔다. 회원들은 “최종병기 김병기”라며 댓글로 응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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