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 김치'에 이어 '끝물 고추'...못생긴 농산물 다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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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못난이 시리즈 김치·사과·감자 등 확대
충북도가 농산물 판로 확보를 위해 개발한 ‘못난이 김치’ 사업을 사과·수박·감자·고추 등 모든 농산물로 확대한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23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추 외에 일손이 없어서 활용되지 못하고 폐기되는 다양한 농산물을 재활용하겠다”며 “우선 활용도가 30~40% 불과한 끝물 고추를 수확해 다진 양념과 고추 장아찌, 고추 부각 등 ‘고추 3형제’ 라인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충북산 끝물 고추는 제철인 8월 말부터 9월까지 수확하고 남은 고추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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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쓰고 버리는 부산물 활용” 파프리카 잎 활용
오세동 기업사랑농촌사랑운동본부장은 ”못난이 김치가 업사이클링 푸드로 입지를 다지면서 지금까지 외식업체와 대형마트, 온라인 상점 등에 226t(7억6000만원)을 팔았다”며 “최근 서울 상생상회에서 이틀간 2㎏짜리 못난이 김치 250개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못난이 김치는 올해 미국·호주·베트남 등 해외 8개국에 7.7t을 수출하기도 했다.
충북도는 못난이 김치 성과를 도내 모든 농산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 2월~9월까지 못난이 농산물 판촉행사를 통해 경쟁력을 확인했다. 이 기간 농협 유통을 통해 사과 54.4t, 수박 16t, 감자 2.5t, 오이 12.4t, 샤인머스캣 4t 등 90여 t을 판매했다. 이 작물은 대형마트 입점이 어려운 비규격·등급 외 제품이다. 판매 촉진을 위해 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11곳에 못난이 농산물 전용 판매대를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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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부 10만명, 못난이 농산물 수확·가공 투입
김 지사는 이날 끝물 고추로 만든 가공식품을 직접 소개했다. 이 제품은 고춧가루와 고추장 제조에 쓰이지 않는 청고추를 활용해 만든다. 김 지사는 “청고추는 예부터 반찬으로 먹거나 장아찌로 만드는 등 쓰임새가 다양함에도 현장에 가보니 버려지는 고추가 너무 많았다”며 “청고추를 얇게 썰어 한우고기를 넣고 볶은 다진양념, 간장에 절인 장아찌, 청고추를 말려 찹쌀을 입힌 고추 부각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못난이 농산물 생산단가를 줄이기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김 지사는 “도시농부 사업을 못난이 농산물 수확과 연계하겠다”고 했다. 도시농부는 농가에 일손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인건비 40%를 자치단체가 지원한다. 현재 도시 농부 3616명이 활동하고 있다. 내년에 연인원 기준 도시농부 10만명을 못난이 농산물 수확·가공 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 16일부터 일주일 동안 괴산 청천면과 불정면에서 고추 6t을 도시농부를 통해 수확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못난이 농산물은 판로가 없어 팔지 못했을 뿐 맛과 품질은 정상 제품과 비슷하다”며 “못난이 농산물 제조·가공·판매시설 지원을 늘리고, 유통조직도 지속해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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