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게임백과사전] 길고 길었던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드디어 성사
전 세계 게이머 이목을 집중시켰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드디어 성사됐습니다. 2022년 1월 18일 인수 의도를 밝힌 이후 21개월이라는 긴 시간 끝에 2023년 10월 13일 마무리된 것이죠.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금액은 687억 달러(약 92조 원)로, MS 역사상 가장 컸던 링크드인의 인수 금액 262억 달러의 두 배가 넘습니다. 특히, 게임 부문에서도 MS가 인수한 베데스다 소프트웍스의 모회사인 제니맥스 미디어의 인수한 비용 81억 달러의 8배를 넘어서는 어마어마한 금액입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시리즈, '콜 오브 듀티' 시리즈, '캔디 크러쉬' 시리즈를 가진 게임사로 전 세계에서 영향력이 상당합니다. 콘솔 게임기 엑스박스와 게임구독 서비스인 게임 패스를 가진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품게 되면서 전 세계 게임 시장에는 그야말로 지각 변동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인수 계획 발표 이후 21개월이라는 시간이 소모된 만큼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는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습니다. 당연히 경쟁 기업인 소니는 물론 세계 주요 국가에서 반대를 표명했기 때문이죠.
유럽 연합(EU)은 이번 인수에 대해 반독점 경고 성명을 전했습니다. 여기에 미국과 영국은 완전한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번 인수로 MS 영향력이 너무나 거대해지고, '콜 오브 듀티'와 같은 게임의 독점으로 소니와 같은 특정 기업이 지나치게 불리해질 수 있고, 클라우드 게임 시장의 독점적 지위로 인해 시장 경쟁 저하가 우려된다는 것 등을 내세우며 명확히 반대 의사를 밝혔죠.
특히,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저지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고, 이번 인수의 최종 관문과 같았던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2차 조사까지도 인수를 불허하며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죠.
이에 MS는 각 국가 기관과 새로운 협상을 진행했고, EU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블리자드 게임을 클라우드 플랫폼에 개방하는 것을 조건으로 두 회사 합병을 승인했습니다. 연방거래위원회(FTC) 소송은 긴 법정 다툼 끝에 FTC의 소송이 기각되며 마무리됐습니다. 영국 CMA도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클라우드 게임 권리를 유비소프트에 판매하는 것을 조건으로 승인하게 됐죠.
그리고 이번 인수 과정에서 한 게임이 이번 인수의 주요 핵심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주요 자산인 '콜 오브 듀티'가 그 주인공 입니다. 인수를 우려한 국가 기관들이 '콜 오브 듀티'를 MS가 독점하게 되는 것이 시장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FPS(1인칭 슈팅) 게임입니다. 2003년 첫 등장한 이후 대부분의 시리즈가 1000만 장 이상 판매되고 있으며, 2000만 장 이상 판매량을 기록한 것도 여러 작품이 있습니다. 이미 2019년 기준 누적 3억 장 이상의 판매량을 돌파했습니다.
또한 게임이 4분기에나 신작이 발매되지만, 그해 미국 내 판매 1위를 놓쳐본 적이 없을 정도로 강력한 작품입니다. 2022년 발매된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2'가 출시 3일 만에 8억 달러(약 1조 872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했고, 10일 동안 집계된 게임 실행 시간만 '2억 시간'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문제는 플레이스테이션을 보유한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도 '콜 오브 듀티'로 많은 돈을 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MS와 소니의 다툼 과정에서 공개된 자료를 보면, 소니는 2021년에만 '콜 오브 듀티'로 번 수익이 약 15억 달러(약 2조 387억 원)에 달했습니다. 미국에서만 8억 달러(약 1조 872억 원)를 벌었습니다.
여기에 청문회 과정에서 유출된 소니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미국 플레이스테이션 이용자 중 1,400만 명이 게임 이용 시간의 30% 이상을 '콜 오브 듀티'에 소모했고, 600만 명의 사용자는 70% 이상을 '콜 오브 듀티'에 할애했습니다. 게다가 100만 명은 오직 '콜 오브 듀티'만 즐겼습니다.
소니 처지에서는 MS가 '콜 오브 듀티'를 품고 독점하게 되면 큰 수익원 잃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소니의 극렬했던 반대는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이후에도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에 '콜 오브 듀티'를 지속 공급하겠다는 계약을 맺으면서 마무리됐습니다. 앞으로도 10년간 플레이스테이션에서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만나볼 수 있게 됐습니다. 세계 각국 기관들이 반대 이슈로 내세운 독점으로 인한 경쟁 저하 우려 요소가 해결된 셈이죠.
긴 시간이 들었던 인수가 최종 마무리되면서 이제 게이머들의 시선은 그 사람 다음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MS는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게 되면서 콘솔은 물론 PC와 모바일 영역에서도 강력한 라인업을 갖추게 됩니다. 각 진영을 대표하는 '헤일로'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을 모바일 기기에서 즐길 수 있게 되는 것도 결코 꿈이 아닐 수 있게 된 것이죠.
아울러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게임의 게임 패스 라인업 합류는 아쉽게도 내년으로 미뤄야 할 것 같습니다. 인수 완료 이후 공식 팟캐스트 등장한 MS 게이밍 CEO 필스펜서가 올해 게임 패스에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게임이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 못 박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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