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주장 매디슨이 말하는 손흥민 "매일 안아주고픈 남자…내가 몰랐을 때도 따뜻"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의 따뜻한 리더십이 공개됐다. 이번 시즌 토트넘으로 이적해 맹활약하고 있는 잉글랜드 국가대표 공격형 미드필더가 극찬했다.
손흥민 소속팀인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이 손흥민을 두고 '볼 때마다 안아주고픈 멋진 사람'이라고 칭송했다. 이제 둘이 한솥밥 먹은지 100일 정도 됐지만 실전에서 호흡이 척척 들어맞는 이유가 있었다.
매디슨은 22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이 공개한 인터뷰에서 "아침에 볼 때마다 크게 포옹해주고 싶은 그런 사람이 손흥민이다. 난 이제 그렇게 할 수 있다"며 "손흥민은 원래 멋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레스터 시티에 있을 때 (손흥민을) 잘 알지 못했는데도 경기가 끝나면 나한테 와서 악수했다. 포옹도 해주면서 선수로서 날 칭찬했다"고 덧붙였다.
올여름 레스터 시티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신입생' 미드필더 매디슨은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을 받아 부주장직을 받았다.
주장 손흥민과 호흡을 맞춰 선수단을 이끈다. 주장단 나머지 한 명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다.
매디슨은 "손흥민은 따뜻한 사람이고 환상적인 주장이다. 모범이 되기 때문"이라며 "손흥민이 당신의 주장이라면, 그를 실망하게 만들고 싶지 않은 마음이 된다. 정말 좋은 사람이고 기준도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마음이 집단 전체에 전염된다"며 "손흥민은 훌륭한 주장이고 훌륭한 친구"라고 칭찬했다.
매디슨은 그러면서도 공격수인 손흥민과 그라운드에서 호흡을 더 가다듬어야 한다고 짚었다. 매디슨은 "전 소속팀 스트라이커는 제이미 바디였는데, 그는 손흥민과 특성이 달랐다"며 "같은 팀 스트라이커와 파장을 맞춰야 (미드필더로서) 성공할 수 있다. 패스했는데 (공격수가) 다른 플레이를 하면 잘 안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디는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로 페널티지역 내에서 간결한 마무리를 주로 하는 편이다. 손흥민은 윙어와 최전방 공격수를 모두 볼 수 있다보니 매디슨도 손흥민 움직임을 좀 더 연구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둘은 지난 9월 번리전에서 손흥민 골을 매디슨이 어시스트하는 등 서로 유기적인 플레이를 펼치면서 빠르게 손발이 맞고 있다.
손흥민과 매디슨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를 한 번씩 탄 인연도 갖고 있다. 지난 8월엔 매디슨이 '이달의 선수'를 수상하면서 토트넘 키플레이어로 빠르게 올라섰음을 알렸다. 손흥민은 지난 9월 '이달의 선수'를 탔다. 생애 4번째 '이달의 선수'를 수상하면서 해리 케인의 지난 여름 독일 분데스리가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 이적에 따른 전력 감소분을 매디슨과 함께 상쇄하고 있다.
둘의 경기장 내 스킨십도 대단하다. 손흥민과 매디슨은 둘 다 시그니처 세리머니를 갖고 있다.
손흥민은 두 손으로 네모를 만들어 사진을 찍는 듯한 찰칵 세리머니를 펼쳐 인기를 끄는 중이다. 런던 시내에 그의 '찰칵' 세리머니를 그린 벽화가 있을 정도다. 매디슨은 영국인들이 즐기는 놀이인 다트에서 응용해 다트를 던지는 듯한 세리머니를 갖고 있다. 둘 다 파트너가 골을 넣을 때면 상대방 세리머니를 같이 하면서 빠르게 친해지고 있다.
소속팀을 떠나 지난 2주간 나란히 대표팀에 다녀온 손흥민과 매디슨은 이제 토트넘의 선두 탈환을 위해 호흡한다. 토트넘은 24일 오전 4시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에서 2023/24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홈 경기 풀럼전을 치르는데 둘 다 공격진에 선발 출격할 전망이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6승 2무(승점 20) 무패를 기록하면서 선두권을 질주하는 중이다. 이미 9라운드를 치른 맨시티, 아스널(이상 승점21), 리버풀(승점 20)에 밀려 4위까지 내려왔으나 8라운드를 마쳤을 때만 해도 아스널에 다득점에서 앞선 1위였다. 풀럼을 이기면 득실차나 다득점이 아니라 승점에서 23점이 되면서 맨시티, 아스널을 제치고 1위를 탈환한다.
A매치 기간에 토트넘 선수들에 대한 줄부상 우려가 컸으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를 직접 일축한 상황이다. 부상이 의심됐던 손흥민과 크리스티안 로메로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알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과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A매치 기간 중 불편함을 겪었음에도 두 선수 모두 건강하다"며 정상 출격에 문제가 없음을 시사했다.
토트넘에선 지난달 20일 전방십자인대가 찢어진 크로아티아 윙어 이반 페리시치와 지난 5일 반월판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이스라엘 윙어 마노르 솔로몬이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다행히 10월 A매치 기간 중 추가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매디슨은 손흥민 말고 특유의 '공격 축구'를 표방해 시즌 초반 토트넘의 순항을 이끄는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치켜세웠다.
토트넘은 개막 후 리그 8경기에서 6승 2무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매디슨은 "감독님은 정말 동기부여에 능한 연설가"라며 "이야기할 때는 모두가 귀를 기울인다. 눈도 깜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상생활을 축구와 연결해서 이야기하는데, (연설을) 들어본 적 없는 사람에게는 설명하기도 어렵다"며 "축구를 삶, 가족과 연결해서 감독님 자신을 위해 우리 모두가 뛰도록 만든다. 그런 쪽에 재능을 타고났다"고 평가했다.
매디슨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알파메일(상남자)'이라고 표현했는데 실제 기자회견 등에서도 그런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달 초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의 행복을 어떻게 챙겨주냐"는 질문에 어렵지 않게 "선수들 행복을 책임지는 건 내 역할이 아니"라며 "단지 선수들이 더 존중받을 수 있고 더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 뿐"이라고 답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어 "11명의 선수만 경기를 뛸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선수들이 공평한 출전 시간을 부여받지는 못한다"며 "이번 주 선수들과 그러한 이야기를 나눴다"는 말로 선수단에게 자신의 철학을 이미 주입했다고 밝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벤 데이비스, 에메르송 로얄, 올리버 스킵 같은 (후보)선수들도 열심히 훈련하지만 경기를 뛰진 않는다"며 "만약 주전 선수들이 열심히 하지 않는다면 자리를 빼앗길 수도 있을 거다. 이렇게 토트넘에 기준을 세웠다"고 했다. 아무리 이름값이 있고 잘하는 선수여도 노력하지 않는다면 경기에 출전시킬 수 없다는 것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입장이다.
이어 "(데이비스, 로얄, 스킵을 비롯한)선수들이 (출전시간에)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을 알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몇 주 전 (후보 골키퍼)프레이저 포스터를 언급한 바 있는데, 우리가 높은 기준을 세워놓고 훈련하기 때문에 우리가 현재 보이는 활약이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스터는 토트넘 홋스퍼의 백업 골키퍼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9월 "포스터는 훈련에서 매번 놀라운 실력을 보여준다"며 "(지난 8월 리그컵) 풀럼전에서는 운이 좋지 못했다. 포스터는 좋은 경기를 펼쳤다. 포스터와 (주전 골키퍼) 굴리에모 비카리오는 둘 다 매일 스스로를 극한까지 밀어붙인다"며 포스터에 대한 흡족함을 드러냈다.
선수 하나하나를 관리하는 스킨십도 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선수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기준을 세우고 그에 맞춰 출전 시간이나 역할 분담을 한다는 뜻이다. "선수들 행복은 내 전문이 아니다"라는 발언에 그의 철학이 함축적으로 표현된다.
실력은 훌륭하지만 이제 토트넘에 왔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팀을 바라볼 수 있는 매디슨이 손흥민과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극찬했다. 또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도 존경을 표시했다.
시즌 전 케인이 사라지고 축구 신대륙인 호주에서 온 포스테코글루 감독 때문에 토트넘에 물음표가 적지 않게 달렸으나 이젠 점점 사라지고 있다. 지난 8월30일 비록 리그컵이지만 토트넘으로 홈으로 초대해 승부차기 끝에 이긴 풀럼전에서 손흥민과 매디슨이 또 어떤 호흡을 선보여 설욕전을 펼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토트넘-풀럼전은 이번 시즌 첫 프리미어리그 야간 경기여서 더욱 시선을 끈다.
사진=연합뉴스, 토트넘 홋스퍼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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