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아 분노의 그랜드슬램…텍사스, 휴스턴 잡고 ALCS 7차전으로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월드시리즈 티켓 전쟁 승자가 결국 최종 7차전에서 판가름나게 됐다.
텍사스는 2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7전 4선승제) 6차전에서 4번 타자 아돌리스 가르시아의 그랜드슬램을 앞세워 휴스턴을 9-2로 꺾었다.
원정 2연승 뒤 홈에서 3경기를 연거푸 내줘 탈락 위기에 몰렸던 텍사스는 다시 원정지 휴스턴에서 1승을 챙겨 시리즈 전적 3승 3패로 균형을 맞췄다. 반면 3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을 눈앞에 뒀던 '디펜딩 챔피언' 휴스턴은 5차전 승리의 영웅들이 경기 막판 흔들리면서 아쉬운 1패를 내줬다. 월드시리즈 진출팀이 결정될 두 팀의 7차전은 2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승부는 텍사스가 4-2로 앞선 9회 초 갈렸다. 텍사스 선두타자 조시 정이 끈질긴 10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랐다. 다음 타자 레오디 타바레스는 평범한 2루수 땅볼을 쳤지만, 5차전에서 역전 3점 홈런을 친 휴스턴 2루수 호세 알투베가 포구 실책을 범해 1루에서 살아남았다. 뒤이어 마커스 시미언의 좌전 안타가 나와 무사 만루가 됐고, 코리 시거가 발목 부근에 공을 맞아 밀어내기 사구로 추가점을 뽑았다.
가르시아는 삼진으로 아웃카운트가 하나 올라간 1사 만루에서 마지막 타석에 섰다. 이어 볼카운트 1-1에서 상대 불펜 투수 라인 스타넥의 3구째에 벼락같이 배트를 휘둘렀다. 타구는 쭉쭉 뻗어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휴스턴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만루홈런이었다.
가르시아는 5차전에서 휴스턴 오른손 불펜 브라이언 아브레우의 시속 159㎞짜리 직구에 왼쪽 팔을 맞은 뒤 벤치클리어링을 일으켰다. 그 여파로 사구를 던진 아브레우, 그의 퇴장에 항의한 더스티 베이커 휴스턴 감독, 포수에게 달려든 가르시아 등 세 명이 퇴장 명령을 받았다. 그 후 경기 흐름은 휴스턴 쪽으로 넘어갔다.
설욕을 벼르고 6차전에 나선 가르시아는 앞선 네 타석에서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 체면을 구겼다. 그런데 마지막 타석에서 만루 기회를 잡았고, 끝내 만루홈런을 때려내 팀과 자신의 자존심을 세웠다. 경기 내내 가르시아를 향해 야유를 보내던 휴스턴 팬들도 이 순간만큼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텍사스는 앞서 3-2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8회 초 공격에서도 아브레우를 무너트리는 데 성공했다. 아브레우는 5차전의 사구 고의성을 의심받아 MLB 사무국으로부터 2경기 출전 금지 처분을 받았지만, 그 조처에 항소하고 이날 마운드에 올랐다. 항소 기간엔 징계가 유효하지 않은 규정을 이용한 것이다.
그러나 텍사스 선두 타자 에반 카터가 전력 질주로 유격수 내야 안타를 만들어낸 뒤 2루 도루까지 성공해 아브레우를 흔들었다. 1사 후엔 미치 가버가 왼쪽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로 한 발 달아나는 점수를 뽑아 5차전의 아쉬움을 완벽하게 설욕했다. 아브레우는 고개를 숙인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텍사스 에이스 네이선 이발디는 6과 3분의 1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제 몫을 해 ALCS 2차전에 이어 이번 시리즈 두 번째 승리를 챙겼다. 휴스턴 선발 프람베르 발데스는 5이닝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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