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도, 영화도 위축...스태프들 빈부격차 ‘우려’ [D:이슈]
TV 드라마의 편성은 줄어들고, 새 영화에 대한 투자 위축이 되면서 스태프들의 근무 환경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작품의 숫자가 많아 일이 끊이지 않았던 드라마 스태프들은 최근 제작되는 작품의 숫자가 줄면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고, 영화 스태프들은 드라마, OTT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는 있지만, 달라진 근무 환경에 불만을 느낀다.
최근 방송사들은 월화, 수목드라마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일찌감치 수목드라마를 폐지했던 지상파는 주 1회 편성이라도 선보이며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으나, 시청자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SBS 목요드라마 ‘국민사형투표’, MBC 수요드라마 ‘오늘도 사랑스럽개’ 모두 1~2%대의 시청률을 전전하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
KBS2 월화드라마 ‘순정복서’가 종영한 뒤, 현재 방송되는 월화드라마는 tvN ‘반짝이는 워터멜론’이 유일하다. 금토, 또는 토일 드라마의 자리로 작품들이 쏠리면서, 제작되는 드라마의 숫자도 줄어들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제작된 드라마가 200개였다면, 올해는 80개로 줄어든 상황이며, 내년에는 60개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쉴 틈 없이 일을 하던 드라마 스태프들도 함께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한 드라마 조명팀 스태프는 “작년까지만 해도 ‘노는 사람이 이상하다’고 말할 정도로 작품이 이어졌다. 그런데 올해부턴 작품의 숫자가 줄어들었다는 것이 확연하게 느껴진다”면서 “물론 지난해가 유독 바쁜 해였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일이 갑자기 절반 또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게 되면서 불안함을 느끼는 동료들도 많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 만들어진 영화가 개봉조차 하지 못한 것은 물론, 최근까지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영화계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름 또는 추석 성수기에 개봉한 작품들까지 연이어 손익분기점 달성에 실패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신작 제작에 임하기는 쉽지 않으니, 영화 스태프들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물론, OTT, 드라마로 부지런히 활동 영역을 넓히며 일을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 영화 촬영 스태프는 “10명 중 7명은 영화가 아닌, 다른 OTT, 드라마 스태프로 일하고 있는 것 같다. OTT로의 이동은 수월한 편이다. 영화 제작사가 참여하는 사례가 많아 자연스럽게 OTT로 영역을 넓히거나, 이조차도 힘들면 드라마로 옮기거나 혹은 옮길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이 기회의 확대로 이어진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없지 않았다. 영화, 드라마 시리즈의 작업에 참여했던 한 스태프는 “회차가 영화보다는 길어서 한 작품을 들어갈 때의 안정감이 더 큰 측면이 있다. 장르적으로도 다양한 시도들을 하다 보니, 경험적인 부분에서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화 촬영팀 스태프는 임금 상승을 장점으로 꼽았다. 이에 대해 “OTT의 경우 영화와 달리 4대 보험 가입 의무가 없다. 또 근무 외 수당에 대한 부분이 영화보다 책정이 명확하지 않아 협상의 여지가 열려있는데 이에 체감상 영화보다 페이가 더 높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스태프들은 이것이 오히려 스태프들의 열악함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동안 영화계에서는 노조를 중심으로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을 거듭했고, 이에 제작사 및 배급사들의 합의를 끌어내며 표준근로계약서, 4대 보험 가입 등의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런데, 최근 드라마 현장과의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좋지 않은 방향으로 변화가 생기기도 한다는 것이다.
드라마, 영화 미술팀 스태프는 “임금이 더 높다고 느끼는 건 일부일 수 있다. OTT는 계약 방식이 다양한데, 그래서 계약에 따라 체감하는 노동 환경의 질이 달라지는 것 같다. 프리랜서나 턴키 계약을 맺고 일을 하게 되면 초과수당이나 이런 부분을 챙겨 받지 못하는데, 사실 일정이 그렇다고 넉넉한 편도 아니다. 결국 스태프들 간에도 격차가 생기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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