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호 서원밸리 대표 “최상의 코스가 최고의 서비스”

노우래 2023. 10. 2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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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인연 35년째 전문 경영인 ‘우뚝’
골프 대회 유치 및 골프단 창단 신바람
최등규 회장 지원 그린콘서트 나눔 실천
“고객이 다시 오고 싶은 골프장 만들겠다”

국내 골프장에서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경영자가 있다. 바로 경기도 파주 서원밸리CC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이석호 대표이사다. 그는 23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간 지 모르겠다"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 코스를 준비하느라 10개월 동안 정신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지난 19일부터 나흘 동안 서원밸리의 서원힐스 코스에선 국내 유일의 LPGA투어 대회인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성공적으로 열렸다.

이 대표는 골프장에서 잔뼈가 굵었다. 1988년 경기도 남양주 비전힐스CC의 시작과 함께했다. 그는 "사업 승인, 토지 매입, 인허가 등을 배울 수 있었다"며 "분양 당시에도 최고가를 기록할 만큼 인기가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후 청주 이븐데일, 제천 힐데스하임(현 킹즈락), 김포씨사이드를 거쳐 서원밸리로 2016년 둥지를 옮겼다. 이곳에서만 벌써 8년째 일을 하고 있다.

이석호 서원밸리 대표는 "골프장에서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서비스는 최상의 코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에겐 든든한 후원자가 있다. 최등규 대보그룹·서원밸리 회장이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건설, 유통, 정보통신, 레저를 아우르는 그룹을 만들었다. 이 대표는 "회장님의 골프 사랑은 정말 남다르다.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나누려는 마음을 가지셨다"며 "금전적인 손해를 보더라도 골프장에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주신다. 대표로서는 일할 마음이 생기는 곳"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 대표는 골프를 잘 친다. 베스트 스코어는 포천 일동레이크에서 작성한 2언더파다. 그는 "이븐파는 여러 번 쳤다. 핸디캡은 5"라고 했다. 비전힐스에서 근무할 때 골프에 입문했다. 3년 동안 365일 연습장을 다녔다. 티칭 프로 자격증까지 딸 정도였다. 그는 "골프장 사업을 하는데 골프를 모르면 안 될 것 같아서 배웠다"고 설명했다. 골프장 대표가 된 이후 라운드 수는 줄었다. "여기선 회장님과 1년에 1~2번 라운드를 한다. 골프장 사장단과는 6번 정도 치는 것 같다"고 했다.

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펼쳐진 서원밸리의 서원힐스 코스 14번 홀 전경이다.

이 대표는 올해 서원힐스에 올인했다. 설계비와 공사비 30억원, 골프장을 정상 영업하지 못해 생긴 손실은 20억원이었다. 최 회장의 통 큰 결단이 있어서 가능했다. 이 대표는 토너먼트 코스로 만들기 위해 밤샘 작업을 이어갔다. 올해 1월 코스 변경을 결정했고, 3월 말 설계 확정, 4월부터 8월까지 모든 힘을 쏟았다. 그린만 빼고 모든 것을 바꿨다. 벙커는 56개에서 81개로 늘어났고, 주변 조경을 다 변경했다. 그는 "잔디까지 완벽하게 만들었는데 8월 폭염에 코스에 문제가 생겼다. 전 직원들이 잠을 자지 못하고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대회를 치르면서 배우는 것이 많다"면서 "골프장이 한 단계 업그레드 되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부임한 이후 골프 관련 사업이 늘어났다. 지난해 3월 대보골프단을 창단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김지현, 김윤교, 장은수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멤버인 최민철, 고군택, 오승혁 등 6명으로 꾸렸다. 고군택은 올해 3승을 수확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이 대표는 "골프장 단장도 맡고 있다"며 "골프장과 그룹 홍보에도 많이 돼 보람을 느낀다"고 미소를 지었다. 서원밸리는 지난달 KLPGA투어 대보 하우스디 오픈을 개최했다. 올해로 3회째다. 다음 달에는 코리안투어 시즌 최종전인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펼쳐진다. 그는 "토너먼트 대회를 통해 골프장이 성장하는 것을 느꼈다"며 "대회 코스 품질을 일반 아마추어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서원밸리는 2000년부터 무료 그린콘서트를 통해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서원밸리는 나눔의 골프장으로 유명하다. 2000년부터 매년 5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시작한 그린콘서트가 대표적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골프장 코스에서 벌어지는 자선 무료 대형 이벤트다. 골프장 페어웨이와 그린을 무대와 객석으로 꾸미고, 국내 최고의 뮤지션이 공연을 펼치며 거액의 자선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해마다 4만여명이 객석을 메우고 있다. 누적 입장객이 50만명을 넘었다. 또 서원밸리는 유망주 발굴과 골프 저변 확대를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 대표는 "소중한 안방을 내주는 것이 베풂과 나눔이라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행사를 위해 직원 500명이 함께 했고, 매년 6억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했다.

이 대표는 모두가 책임자인 골프장을 꿈꾸고 있다. 직원들에게도 "현미경만 갖고 있지 말고 망원경도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자신의 일만 잘해선 편견에 빠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직원들이 서로의 일에 대해 교류하고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러 일을 할 수 있어야 비상시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런 문화가 자리를 잡는다면 최고의 골프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코스의 18번 홀 이름이 IBB(I’ll be back)다. 고객들이 다시 오고 싶은 골프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파주=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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