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형제 뭉칠까…'이것'에 합병 달렸다 [이슈N전략]
내달 13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능
합병 가결 전망 높지만 주가는 '지지부진'
"합병 법인 적정 가치는 약 40조 원 추정"
[한국경제TV 김대연 기자]
<앵커> 오늘(23일) 오전에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여부를 결정하는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죠. 먼저 어떤 내용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기자><STRONG> 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오늘 오전 10시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 진행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하는데요. 우선 어제까지 주총에 참여하지 않는 주주를 위한 전자 투표가 마감된 상태입니다.
지난 8월 셀트리온은 올해 안에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는데요. 내년에는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까지 추진해서 그룹 내 주요 계열사를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오늘 주총 참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하면 합병 안건이 통과됩니다. 만약 안건이 가결된다면, 양사는 오는 12월 28일 합병될 예정이고, 내년 1월 12일에 셀트리온헬스케어로부터 흡수해 새로 발행한 주식을 상장할 계획입니다.
<앵커> 업계에서는 오늘 주총에서 양사의 합병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지만 합병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변수가 있다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양사의 합병안이 순조롭게 통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미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물론이고, 한국ESG기준원과 한국ESG연구소 등 국내 자문기관도 합병에 대해 찬성 의견을 권고했기 때문인데요. 이들은 양사의 합병이 수익성 증대와 주주가치 제고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특히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 상반기 기준 소액주주 지분율이 각각 66%와 56%로 다른 기업보다 높은 편인데요.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소액주주연대가 "합병 관련 의견을 조사한 결과 찬성 비중이 약 85%에 달했다"며 공식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힌 점도 양사의 합병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하지만 합병 승인이 된다고 해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복병으로 남아 있습니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회사 측에 자신의 보유 주식을 정당한 가격으로 사줄 것을 청구하는 권리를 뜻하는데요.
바로 오늘부터 다음달 13일까지 합병에 반대 의사를 밝힌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죠. 셀트리온 그룹은 최대 주식매수 청구대금을 1조 원으로 제시했는데요. 만약 이 수치를 초과하면, 회사는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커져서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지금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가 어느 정도인지 중요하겠습니다. 최근 주가 흐름을 살펴볼까요?
<기자>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모두 최근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각각 14만 2,200원과 6만 3,50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각 사가 제시한 주식매수청구권 기준가가 15만 813원과 6만 7,251원인데요. 투자자 입장에선 주가가 기준가보다 낮으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합병엔 좋지 않은 징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삼성증권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 주가 흐름이 중요하고,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과 주가와의 괴리가 적을수록 합병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만약 두 회사가 합병하게 된다면 기업 가치가 얼마나 뛸지 궁금한데요. 증권가에서는 향후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오늘 이 합병 결정이 셀트리온제약까지 그룹 전체가 합쳐지기 위한 첫 관문인 만큼 증권가에서도 주총 결과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는데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취재해본 결과, 양사가 합병에 성공하면 회사의 이익구조가 개선되고, 대규모 투자나 M&A(인수합병) 등 전략적인 경영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특히 중간 거래 절차를 없애면 현재 70% 수준인 매출원가율을 약 4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셀트리온은 현재 주력사업인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와 신약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확대하고, 3사 합병을 통해 내년 매출 3조 5,000억 원을 달성하고, 오는 2030년까지 매출을 12조 원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인데요.
또한, 증권가에서는 양사의 합병 법인 시가총액 규모를 40조 원대로 예상하면서 시너지 효과에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유진투자증권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램시마SC)'의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등 미국 시장에서 셀트리온 그룹의 연구 개발력과 이익 창출력이 기대된다"면서 내년 예상 시가총액 규모를 약 42조 원으로 제시했습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증권부 김대연 기자였습니다.
김대연 기자 bigkit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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