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지지자 추적 사이트’까지 등장… 美 사회갈등 증폭

전웅빈 2023. 10. 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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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 여파가 미국 내 사회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팔레스타인을 지지한 개인을 추적하는 웹사이트가 등장했고, 거꾸로 이스라엘을 지원한 기업이 반대 압박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웹사이트는 '팔레스타인을 위한 기도' '평화를 위한 간청' 등 하마스에 대한 지지가 아닌 가자지구 민간인에 대한 동정을 표시한 것도 테러를 지지한 것처럼 식별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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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 여파가 미국 내 사회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팔레스타인을 지지한 개인을 추적하는 웹사이트가 등장했고, 거꾸로 이스라엘을 지원한 기업이 반대 압박에 직면하기도 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반이스라엘 직원(anti-israel-employees)’이라는 웹사이트에 최근 10일간 1만7000여 개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은 비즈니스 전문 소셜미디어인 ‘링크트인’에 올라온 팔레스타인 지지 글을 모은 것이다. 아마존, 딜로이트, 마이크로소프트, 마스터카드, 매켄지 등 미국 주요 기업과 대학, 외국 스타트업 직원 명단과 프로필 사진, 그들의 계정 등이 담겼다.

헤지펀드 매니저인 이타이 립츠는 “하마스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공개적으로 폭로하는 게 (웹사이트) 목표”라며 “이를 문서화하고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고 NYT에 말했다.

그러나 해당 웹사이트는 ‘팔레스타인을 위한 기도’ ‘평화를 위한 간청’ 등 하마스에 대한 지지가 아닌 가자지구 민간인에 대한 동정을 표시한 것도 테러를 지지한 것처럼 식별한 것으로 나타났다. 링크트인의 한 직원은 “사람들이 친 팔레스타인 게시물을 긁어 ‘테러 지지자’ 데이터베이스에 추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 구글 직원은 링크트인에 이스라엘의 폭격 때문에 목숨을 잃은 팔레스타인 동료와 어린이들을 추모하는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올렸다가 자신의 이름이 반이스라엘 직원 웹사이트에 게재된 것을 발견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너의 테러리즘 지지는 감시되고 기록되고 있다. 미래에 새 직장을 찾는 데 행운을 빈다”는 댓글이 달렸다가 삭제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웹사이트에 지목된 일부 개인들은 이미 링크트인 게시물이나 프로필을 삭제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이 웹사이트는 치열한 국제 분쟁에 대한 표현을 놓고 광범위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등장했다”며 “팔레스타인인들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낸 대학생들을 추적하기 위해 유사한 목록도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스타벅스는 지난 18일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게시물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직원 노조를 고소했다. 스타벅스는 상표권 침해 소송을 내면서 노조에 ‘스타벅스 노동자연합’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을 중단할 것도 요구했다.

CBS방송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 대한 민감성이 높아지면서 SNS에 반유대주의적 발언이 집중 조사에 직면했고, 온라인 게시물로 일자리를 잃는 사람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씨티그룹은 지난주 SNS에 반유대주의 성향의 게시물을 올렸다는 이유로 직원을 해고했다.

거꾸로 이스라엘을 공개 지지하는 성명을 낸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압박받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WP는 아마존과 메타, 구글 등 이스라엘과 사업을 많이 하고, 현지 직원을 고용해 온 IT기업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구글 직원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이스라엘 희생자를 추모하는 메시지만 내고 팔레스타인 희생자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은 점에 실망을 드러냈다.

2000여 명 규모의 아마존 아랍계 직원 단체 관계자는 “우리 전부가 테러리스트는 아니다. 우리는 아마존이 입장을 취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유명 코미디언인 데이브 샤펠은 지난 19일 미국 보스턴의 한 극장 공연 중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비판했는데, 이 과정에서 “입을 다물라”는 관객 항의를 받았다. 샤펠은 공연을 방해하지 말라며 말싸움을 이어갔고, 일부 관객들은 퇴장했다. 샤펠을 지지하는 관객들은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한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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