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에 ELS 시장 침체…홍콩H 지수 관련 상품 손실 우려
2021년 1~2월 발행한 홍콩H 지수 관련 ELS 내년 1, 2월 만기
당시 1만1000선 웃돌던 홍콩H 지수는 현재 6000선 아래로
증시 부진이 이어지면서 대표적인 '중위험 중수익' 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도 쪼그라들고 있다. 미국 국채가격 상승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 등의 영향이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를 포함한 주가연계증권(ELS) 발행금액은 9조9228억원으로 전분기 12조1921억원 대비 18.6% 감소했다. 발행 형태별로는 공모로 발행한 ELS가 9조747억원으로 전체 발행 규모 가운데 91.5%를 차지했다.
닛케이(NIKKEI)225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 규모는 전분기 대비 32.8% 증가했다. 해외 지수인 S&P500, 유로 스톡스 50, 홍콩H 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은 각각 27.9%, 26.8%, 34.2% 감소했다. 국내 지수인 코스피 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전분기 대비 27.2% 감소한 3조919억원어치 발행됐다.
올 3분기 ELS 총 상환금액은 11조9813억원으로 전분기 13조6393억원 대비 12.2% 줄었다. 상환 유형별로는 조기 상환 금액이 9조7375억원으로 전체 상환금액의 81.3%를 차지했다.
ELS는 주가지수나 특정 종목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만든 파생상품이다. 만기 때까지 기초자산이 일정한 범위 내에서 움직이면 원금과 수익금을 지급한다. 3년 만기 상품이 대다수다.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6개월 단위로 조기 상환한다. 5번의 조기 상환과 1번의 만기 상환 기회가 있는 셈이다.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해도 가입 조건에 따라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선호한다.
3분기 증시가 부진했던 원인 가운데 하나인 국채금리 상승은 ELS 매력 감소로 이어졌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부터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채권의 상대적인 매력도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ELS 상환 금액은 3조37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300원 증가한 반면 발행 금액은 2조11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500억원 감소했다. 8월에는 상환이 발행보다 1조2600억원 많았고 최근 3개월 연속으로 상환 금액이 발행 금액을 초과했다.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진 데다, 내년부터 손실을 확정 짓는 ELS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ELS 시장 침체 요인으로 꼽힌다. 8월 조기 상환 금액은 3조3700억원으로 6개월 전인 올해 2월 발행 금액인 2조3900억원보다 9800억원 많다. 6개월 전 발행한 ELS에 대한 1차 중간 평가에서 대다수가 조기 상환에 성공했고, 1년 전에 발행한 ELS 가운데 일부도 2차 중간 평가를 통해 조기 상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8월 상환에서 눈에 띄는 점은 중도 상환 금액이 늘었다는 것이다. 8월 중도 상환은 520억원으로 전월 대비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일반적으로 중도 상환 때 ELS 평가 금액의 5%를 차감한 금액을 받기 때문에 중도 상환은 투자자에게 불리한 선택이다.
2021년 발행한 홍콩H 지수 관련 ELS 가운데 대다수 물량은 조기 상환을 받지 못했다. 2021년 1월과 2월에 발행한 물량은 6개월 단위로 하는 다섯 차례의 중간 평가가 이미 끝났다. 내년 1월과 2월 만기 상환만 기다려야 한다. 기초자산인 홍콩H 지수가 기준가 대비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진 채로 만기를 맞이하면 손실이 불가피하다. 2021년 1~2월 1만1000선을 웃돌던 홍콩H 지수는 2년8개월이 지난 현재 6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정 연구원은 "2021년에 발행한 홍콩H 지수 관련 ELS는 대부분 조기 상환을 받지 못하고 있고 내년 만기 상환에서도 적지 않은 원금 손실이 예상된다"며 "2021년 상반기에 발행한 홍콩H 관련 ELS 물량은 내년 1월부터 상반기 내내 시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콩H 지수 관련 ELS가 다른 해외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비중보다 낮지만 투자자에게 ELS 손실에 대한 경계심리를 자극하기에 충분한 요인이다.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가 채권 투자 비중을 늘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돈 많아도 한남동 안살아"…연예인만 100명 산다는 김구라 신혼집 어디?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한 달에 150만원 줄게"…딸뻘 편의점 알바에 치근덕댄 중년남 - 아시아경제
- "일부러 저러는 건가"…짧은 치마 입고 택시 타더니 벌러덩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어떻게 담뱃갑에서 뱀이 쏟아져?"…동물밀수에 한국도 무방비 - 아시아경제
- "10년간 손 안 씻어", "세균 존재 안해"…美 국방 내정자 과거 발언 - 아시아경제
- "무료나눔 옷장 가져간다던 커플, 다 부수고 주차장에 버리고 가" - 아시아경제
- "핸들 작고 승차감 별로"…지드래곤 탄 트럭에 안정환 부인 솔직리뷰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